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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총선이 여소야대로 끝났다. 그렇다고 19대 국회의 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역대 최악이라는 19대 국회의원 임기는 다음 달 29일까지다. 아직 한 달 반 가까이 남아있다. 이 기간 동안 국회의원들은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각종 수당과 보좌진 월급 등으로 1인당 수천만 원의 세비를 받아 챙기게 된다. 국민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헌법기관이니 도리가 없다. 임기가 있는 헌법기관을 낙선했다고 임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물러나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국정의 단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의원 임기 또한 마찬가지다.물론 19대 국회는 4․13 총선으로 그 역할이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19대 국회의원들은 과거의 관행으로 봤을 때 임기가 끝날 때까지 헌법기관으로서의 권리를 최대한 누릴 것이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19대 국회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심정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거창하게 무노동 무임금을 말하지 않더라도 이는 국민의 머슴을 자처한 국회의원으로서도 낯간지러운 일이다. 일은 하지 않고 돈만 챙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4년 전 표를 달라고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았을 때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럴 것이다.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EU와 일본은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했다. 중국 경제도 심상치 않다. 작년에 반짝 했던 미국 경제도 각종 지표가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무역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역 1조 달러는 작년에 이미 무너졌다.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 나타난 ‘불황형 흑자’일 뿐이다. 극심한 청년실업으로 ‘헬조선’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아무리 최악의 19대 국회라 하더라도 임기를 마무리하는 마당에 시급한 민생 관련 법안 처리에 나서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현재 국회에는 경제 활성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번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돼 20대 국회에서 또다시 논의에 들어가야 된다. 이렇게 되면 시간만 낭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4년 동안 정쟁으로 지새웠으니 이 정도 역할은 해야 한다. 특히 20대 총선이 여소야대로 마무리 됐으니 야당도 이제는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 보다 전향적인 입장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수권정당다운 행동이다. 한 달 반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국민에게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19대 국회는 끝까지 최악이었다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