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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19일 시작됐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이 꾸려진 지 3개월 만이다. 피해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유통업체 19곳을 고발한 게 2012년 8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여기까지 오는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그동안 피해자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뎌내야만 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수사당국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으니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검찰은 우선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증거 인멸·조작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46명 가운데 70%가 넘는 103명이 옥시의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외에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버터플라이이펙트 ‘세퓨 가습기 살균제’ 등에도 폐 손상 유발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이 사건은 지난 2001년 옥시가 유해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를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팔면서 시작됐다. 당시에도 임산부와 영아의 피해 신고가 있었지만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011년 4월 임산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 손상으로 잇따라 숨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제조사들이 살균제에 들어있는 PHMG라는 물질이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다. 또한 옥시가 서울대에 의뢰한 동물실험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 역시 파헤쳐야 한다.검찰이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그동안 꿈쩍도 않던 기업들이 피해 보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100억원을 피해 보상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옥시도 물밑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시도하고 있다. 나머지 회사들도 수사와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며 피해 보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소비자들의 부작용 호소 글을 삭제하는 등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많이 보아왔던 기업들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나 구차스런 행태다. 차제에 기업의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징벌적 배상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자기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목숨을 우습게 아는 행위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사회 정의는 물론 기업 윤리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