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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에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1년 전보다 무려 57.1%나 증가한 11만2000명으로 집계됐다.1분기 실업자가 같은 기간 5.9%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 실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속된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실업자들의 구직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장기 실업자의 양산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 단위인 가정의 존립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이들이 빈곤층으로 떨어질 경우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가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대기업들의 신규 채용도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라 청년층의 취업난까지 가중되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21개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 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6개 그룹은 작년보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반면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는 곳은 9개 그룹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채용 인원은 작년의 13만1917명보다 4.2% 줄어든 12만6394명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위 10대 그룹의 올해 채용규모는 7만9144명으로 지난해 8만440명보다 1.6% 줄어들 전망이다. 가뜩이나 청년 실업률이 심각한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생겼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임박한 만큼 실업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현재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조선업종과 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업으로 내몰릴 인원만 해도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들의 실업은 가계를 한계상황으로 내모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마저 크게 위축시킬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 확산으로 우리 경제의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 구조 재편에 다한 사회적 합의도 더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지금의 산업구조로는 일자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기업이 투자를 하더라도 공장 자동화 등으로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직업 교육 등을 통한 재취업 기회 확충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적 제도적 뒷받침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필요하다면 정치권의 협조도 요청해야 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우선이다. 이것이 ‘책임정치’이고, 민의(民声)에 부응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