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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국내 두 번째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경유한 병원을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잘못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질본은 지난 27일 보도자료에서 20대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방문한 병원이 365mc병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가 방문한 병원은 365열린의원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병원은 노원구에 소재하고 있다. 게다가 이름까지 비슷해 잘못 알렸다고 하는데 365mc병원은 비만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이에 따른 혼란은 막을 수 있었다.우리는 1년 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미숙한 대처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감염 환자의 이동경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허둥지둥했고, 환자 발생 병원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국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으며, 각종 괴담이 난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게 지출해야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내수가 침체되는 상황까지 갔다. 질본 등의 안이한 대처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질본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고, 떠들썩하게 제도 개선도 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게 공염불이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방역에서는 신속·정확한 정보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메르스 사태가 극명하게 드러낸 일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가 소두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국이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오는 8월 리우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세계 각국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질본은 브라질이 남반구이기 때문에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가 겨울이라 큰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리우데자네이루는 남회귀선 북쪽에 위치한 아열대 지역이다.이곳을 찾은 선수나 응원단 가운데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의 질본으로는 이들에 대한 방역을 자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질본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도록 방역체계에 대한 점검을 더욱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