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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옥시 제품 판촉에 나선 것은 충격적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과 관련해 옥시와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특히 이번 판촉은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실시된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들이 살균제 가습기의 유해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들어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이나 1+1 등의 판촉 행사에 나선 것은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이었다. 할인점들은 봄·이사·황사철을 맞아 청소 수요를 겨냥한 통상적 판촉 행사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옥시는 PHMG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회사 내부의 ‘유해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무시했으며, 원인미상 폐 진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한 의혹마저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옥시의 옥시크린·이지오프뱅·쉐리·물먹는하마 등 주요 생활·위생·세탁용품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한마디로 여론은 아랑곳 하지 않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 기업이 소비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에 다름 아니다.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의 옥시 제품 판매 자체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옥시 제품을 팔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었어야 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국민들도 고려했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적어도 일반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유통업체라면 이 정도는 생각했어야 한다. 이것이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특히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옥시와 마찬가지로 PHMG 성분이 들어간 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이번 사태의 가해자이다. 그랬기에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사과까지 하지 않았는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점을 과시라도 하겠다는 뜻이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맹성(猛省)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