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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3당의 신임 원내 지도부를 13일 청와대로 초청했다. 2014년 7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그 대상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및 11일께 인선될 예정인 신임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김성식 정책위의장 등이다.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 초청에 앞서 원내 지도부를 만나기로 한 것은 4·13총선 직후 김무성 대표 사퇴 후 새누리당이 새 지도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총선이 끝난 후 3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자 즉각 회동을 추진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4·13총선은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불러왔다.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정당도 3곳이 됐다. 어느 당이든 혼자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이번 4·13총선에 담긴 민의(社情民意)다. 박 대통령도 이런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역대 최악이라고는 하나 19대 국회는 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과반은커녕 2당으로 추락했다. 국회의장도 야당으로 넘어갈 판이다. 야당과 머리를 맞대지 않고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게 됐다. 과거와 같은 패턴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상상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게다가 지금 우리가 처한 국내외적 상황이 어디 하나 만만한 게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해운업과 조선업의 구조조정 문제가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는 대량의 실업사태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노동계의 반발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등 국가안보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주한 미군 주둔비 전액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 역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고 있는 형국이다.이러한 다급한 현안이 우리 앞에 놓여 있기에 이번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회동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도 10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여야 원내 지도부가 새로 구성됐는데 앞으로 정부와 새로운 원내지도부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야당과 ‘협치’를 마다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闡明)한 것이다. 이번 회동이 민생경제를 포함해 국정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폭넓게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