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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통일부가 최근 중국 소재 북한식당 종업원들이 탈북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통일부는 다만 이들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양해를 당부했다. 지난 4월 초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데 이어 또다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이 탈북한 것은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탈출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은 산시(陝西)성 시안(北京)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으로 2~3명 수준이라고 한다. 이들은 현재 태국의 모처에서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유경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이후 북한은 식당 종업원들에 대해 외출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들은 식당과 숙소만 오가는 감금상태나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탈북을 감행했다. 북한은 해외식당 종업원을 철저한 선발과정을 거쳐 보낸다. 충성심이 높은 당 간부의 자녀가 많다. 따라서 이들은 북한 내의 중산층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들이 탈북 행렬에 가담한 것은 북한 내부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제7차 노동당대회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차등 지급하는 바람에 김정은에게 환상을 가졌던 20대까지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일성 시대나 김정일 시대에는 직위나 계급 차별 없이 대회 참가자에게 선물을 공정하게 나눠줬다는 점과 비교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부로부터 붕괴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과거 북한은 내부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평화공세나 도발을 통해 국면 돌파를 시도하곤 했다. 외부에 급격한 상황 변화를 유인함으로써 내부 불만을 억눌러 왔던 것이다. 지금 북한이 대화 제의에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냉철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천명(闡明)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대화가 우선인 시기가 아니다. 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강고한 제재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적 공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