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직무대리 이주헌)은 2016년 테마전으로 “고창 용산리 분청사기(粉靑沙器)”를 7월 29일 부터 10월 23일 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고창 용산리 가마는 전라북도에서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최초의 분청사기 가마 로, 광주 무등산(無等山) 충효동(忠孝洞) 가마터와 더불어 호남지역 15세기 후반 분청사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가마이다.가마의 특징은 번조실(燔造室)이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점과 가마의 천장부가 남아 있는 점 등이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출토된 분청사기 중 조화(彫花) 및 박지(剝地) 기법으로 제작된 물고기와 모란무늬의 병, 편병, 대발, 대호, 접시에서 매우 큰 특색을 보이고 있다.한편, 흑유(黑釉)와 백자(白磁)도 함께 출토돼 조선전기 분청사기, 백자, 흑유의 양상을 살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전라북도의 도자문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안 유천리(柳川里) 고려청자이다.
부안은 전남 강진과 더불어 고려청자 제작의 중심지로서 비색(翡色) 청자와 상감(象嵌)기법을 사용한 명품 상감청자, 고려백자도 함께 생산해 고려시대 도자의 큰 흐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이러한 전북지역의 우수한 고려청자의 전통은 조선시대 도자문화에도 고스란히 이어져, 고려 말 상감청자의 전통 위에 새롭게 탄생한 조선 분청사기에서 그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이번 전시는 1부 청자와 백자의 가교 - 분청사기, 2부 용산리 가마와 발굴이야기, 3부 고창 용산리 분청사기, 4부 용산리 가마의 다양한 도자기, 5부 전북지역의 분청사기의 5개 주제로 구성된다.이 전시에서는 발굴 조사된 용산리 가마 생산품 외에도 용산리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세품들을 함께 소개해 용산리 분청사기의 아름다움을 보다 자세하게 소개한다.또한 지역적 특색이 강한 분청사기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충청도 계룡산 철화(鐵畵) 분청사기와 비교하는 자리도 마련해 전시를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2001~2002년 발굴조사 이후 용산리 가마의 발굴품을 총망라해 소개하는 자리는 이번 전시가 처음이며, 테마 전시를 통해 전북지역 도자문화의 우수성과 특수성을 파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특히 모란, 물고기 등의 무늬를 간략하면서도 활달하게 장식한 조화 및 박지분청사기를 통해 무더운 여름 시원함도 느끼고 500여 년 전 이 도자기를 사용하였을 조선시대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