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김시은 기자] 롯데건설의 차세대 캐시카우(수익원) 사업 중 하나인 골프장 개발 사업이 ‘산 넘어 산’이다. 환경단체들의 극한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번 6.2지방선거 이후 ‘지자체들의 반대’라는 복병까지 만나 산 중턱에서 ‘헉헉’ 거리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임에도 불구 롯데건설은 골프장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건설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개발 중인 골프장 사업장에서 불법 및 특혜 등 각종 논란과 의혹을 샀음에도 불구하고 손에 든 삽을 단 한번도 놓지 않았다. 이에 <매일일보>은 롯데건설의 일방 통행식 골프장 사랑을 들여다봤다.
롯데건설 차세대 수익원 ‘골프장 사업’ 전국 방방곡곡에서 암초 만나 허우적
로비, 특혜, 투기, 위조 등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사업 착수이후 수년째 표류 중
롯데건설의 인천 계양산 골프장 개발 부지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지금으로부터 수십여년 전에 헐값에 대거 사들였다. 이후 이 곳은 부동산 개발 붐을 타고 황무지에서 금싸라기 땅으로 수식 상승했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골프장을 건설, 더 큰 이익을 낼 계획을 세웠다.
이때부터 롯데건설의 골프장 사랑이 시작됐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롯데건설의 사랑은 너무나 일방통행식이었다. 이내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쳐 표류하고 말았다.
일방통행식 롯데건설의 골프장 사랑
롯데건설의 계양산 골프장 사업은 지난 2001년 1월부터 시작됐다. 그린벨트에 골프장 건설이 가능해지면서부터 롯데건설은 ‘인천 파크밸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극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2006년엔 27홀짜리 ‘퍼블릭골프장 조성 사업’으로 계획을 틀었다. 그러나 이 역시 51개 시민단체가 ‘골프장 저지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위)’를 구성해 저지하면서 롯데건설은 또 다시 난관에 부딪쳤다.이로 인해 규모도 15홀로 대폭 축소됐으며 완공계획도 2011년에서 2012년으로 미뤄졌다. 당시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롯데건설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건설이 환경단체들의 반발에 부딪쳐 매번 계획안을 수정할 때마다 변경 그대로 족족 승인을 내줬기 때문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치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신격호 회장이 부지를 그룹 계열사인 롯데상사에 팔아버렸는데, 이 때에도 시세차익 논란에서부터 투기 의혹 등 각종 논란과 의혹이 제기됐다.사랑하기엔 너무 먼 당신
롯데건설의 어긋난 골프장 사랑은 이 뿐만 아니다. 롯데건설은 지난 1999년부터 부산진구 당감동 백양산 34만평 부지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계양산과 마찬가지로 인근 주민, 환경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 삽조차 뜨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관할구청의 특혜 의혹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부산진구청이 백양산 골프장 건설부지 내에 있는 나무를 지난해부터 1600그루 이상 베어냈는데, 주민들은 구청측이 고의적으로 임목축적률을 낮춰서 롯데건설의 골프장 건설을 도와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더구나 2년 단위로 실시하는 임목축적 조사를 지금까지 무려 5번이나 실시했다는 점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이 밖에도 롯데건설은 인천청라지구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홍역을 치룬바 있다. 인천청라지구 내 테마파크형 골프장이 기반 조성과정에서 값싼 골재를 사용하고도 값비싼 골재를 사용한 것처럼 꾸며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골프장 관련 특혜의혹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라며 “계양산·백양산 골프장 관련 공식 입장은 먼저 관할 지자체 및 구청의 방침에 따를 것”라고 밝혔다.이어 인천 지자체가 계양산 골프장 추진을 막으면 롯데건설이 행정소송까지도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는 것으로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