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위험한 파시즘실험 '제3의물결' 바탕으로 제작 '파란나라'
상태바
[공연] 위험한 파시즘실험 '제3의물결' 바탕으로 제작 '파란나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6.11.08 0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극무대 위 교실은 집단의 논리에 쉽게 좌우되는 한국사회의 축소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EBS 다큐멘터리 ‘지식채널e-환상적인 실험’ 편에 방영돼 시선을 끌었던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큐벌리 고등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이<파란나라>로 연출돼 공연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신세계가 공동 제작한 김수정 연출<파란나라>가 오는 11월 16일부터 2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김수정 연출은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이유를 ‘사람들은 왜 대부분 집단 내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집단의 규율 아래 통제되고 싶어 하는가?’에 주목했으며, <파란나라>에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2016년의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이 어떻게 집단주의를 경험해 가는지 보여준다.<파란나라>는 통제가 어려운 교실을 보여주고, 학생들을 통솔할 수 없는 선생님이 학생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조퇴를 조건으로 내세운 게임으로 시작된다.‘훈련을 통한, 공동체를 통한, 실천을 통한 힘의 집결’이라는 구호 아래,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하지 않는 파란나라를 만들고자 시작된 ‘파란혁명’은 순식간에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로 퍼져나간다.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교실임에도 학생들은 집단의 힘이 곧 자신의 힘으로 착각해 집단을 자기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한다.우리 사회 속에 숨어있는 이와 같은 집단주의를 극명히 드러내고자 하는 연출가의 의도는 관객에게 흰색 상의를 입고 연극을 관람하러 오길 종용하는 안내문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파란나라 출연진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파란나라>에서 강조하는 집단주의, 불평등, 개인의 자유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며, 작품 속 실험이 오늘날 우리 사회와 닮아있음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간접체험을 극대화시킬 생생한 교실, 학생, 교사의 모습은 배우들의 사전리서치를 통해 완성됐다. 이를위해 배우들은 올해 초부터 수도권과 지방 학교들에서 연극 교사가 돼 수업을 진행해왔다.
또한 ‘협동조합 학습공동체 아카데미쿱(AcademiCOOP)’과 수도권 고등학교 교사 및 학생과 각각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지금 사회가 원하는 교실과 학생의 표본, 그리고 개개인의 학생상(象) 속 집단주의적 특징을 수집했다.공연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성북문화재단 ‘뮤지컬 멘토링’에 참여 중인 고등학생 등 30여 명의 실제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같은 동작과 구호를 외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파란나라 연출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
이번 작품을 연출한 김수정(33, 극단 신세계 대표)은 혜화동1번지 6기 동인으로, 지난 2014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 <뉴스테이지(NEWStage)>에 선정됐으며,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페리클레스>, <연변엄마>, <빨간시>, <조치원 해문이> 등의 작품에서 안무가로 활동해왔고, <안전가족>, <인간동물원초>, <그러므로 포르노>, <멋진 신세계>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남산예술센터는 이번 작품과 공감대를 가진 학생 관객들을 배려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1월17일에 맞춰 <파란나라>를 공연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극장투어 ‘남산여담-어바웃스테이지(AboutStage)’을 마련했다.
파란나라
오는 11월 26일 12시부터 남산예술센터 극장 내부와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투어가 이어진다.또한 남산예술센터는 올해부터 출판사 이음과 협력해 ‘이음희곡선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파란나라> 희곡선은 공연 개막일에 맞춰 출간돼 극장 로비와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1월 16일 부터 판매한다. 자세한 사항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놉시스>

2016년 한국,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영화반 CA 두 번째 시간. 세계사 교사 이종민은 학생들에게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감상과제를 내주었지만, 대부분이 해오지 않는다. 과제를 해온 일부 학생들도 오래되고 진부한 영화를 왜 봐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던 중 히틀러, 독일, 전체주의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하자 더욱 산만해지는 학생들. 수업 시간은 엉망이 되고, 이 선생은 학생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갑자기 학생들에게 수업이 아닌 ‘게임’을 제안하는 이 선생. 아이들은 수업이 아닌 ‘게임’이라는 제안에 급격히 관심을 보이는데…….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