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비즈] 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공동중계 협상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SBS에 대해 19억7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당한 사유없이 보편적 시청권 관련 시정명령을 위반한 SBS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KBS와 MBC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키로 의결했다.

최재유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은 "SBS가 시정명령에 명시된 동시에 가격을 제시할 의무를 위반했고 월드컵 중계권의 판매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려 한 정황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월드컵 중계권료 789억6000만 원의 5%인 39억4000만 원을 과징금 최고액을 산정한 뒤 50% 감경사유를 적용해 19억7000만 원으로 결정했다.

SBS 과징금을 50% 경감한 이유에 대해 최 국장은 "통신 분야에서도 과징금 상한선까지 부과한 적이 없었고, 보편적시청권을 도입한 이래 최초의 위반사례라는 점을 감안해 제재수위를 결정했다"며 "방송사에 부과된 과징금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이와는 별도로 KBS와 MBC 측에 방통위 이용자보호국장 전결로 '경고'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최 국장은 "KBS, MBC는 과징금을 부과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지만 시정명령을 최대한 성실하게 이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경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BS의 경우 한국·북한전 등의 실시간 중계권 구매만 고집하는 등 대안제시가 미흡했고, MBC는 추가적인 대면협상을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사 모두 4월23일자 시정명령 이후에도 자사의 입장만을 강조한 타사 비판보도를 지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 4월23일 지상파 방송 3사에 대해 4월30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고, 만약 협상이 깨질 경우 각사당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시정명령을 의결한 바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4월26일~30일 협상을 실시했으나 SBS가 한국, 북한의 조별 리그 6경기 및 개막전, 결승전 등 총 8개 경기에 대해서는 자사가 독점중계해야 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는 등 배분대상 경기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