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옥새전각장 민홍규씨(54)는 국새를 만들만한 전통기법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국새 제작 후 남은 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2일 오전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경찰조사에서 "'600년 전통 비전(秘傳)은 실체가 없는 거짓말이며 제4대 국새는 이천 공방에서 실리콘 거푸집과 석고를 이용하여 현대식 가마에서 제작하였다', '나는 주물 작업을 할 줄 모르고, 이창수 장인이 모든 주물 작업을 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사기행각 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또 "국새제작후 남은 금 약 600그램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했고, 주물제작과정에서 물대(거푸집에 합금 주입시 필요)를 반환하지 않는 등 금 약 1.2kg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한 사실을 자백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다만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도장로비설에 대해서는 "수사대상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경찰은 전날 오전 민씨를 피내사자 자격으로 소환해 자정께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4대 국새 제작을 맡은 민씨는 그동안 국가의 상징인 국새를 전통기법이 아닌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로 민씨의 작업실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석고 등 현대식 거품집 재료만 나와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한 지난 2007년 제4대 국새를 만드는 과정에서 800~900g의 금을 빼돌려 금도장을 만들고 이를 전직 대통령과 고위 공무원, 정치인 등에게 선물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민씨를 재소환해 금의 사용처 등에 대해 상세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도 40억원짜리 백금다이아몬드 봉황국새 판매 기도 사건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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