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시장…1000억달러 자금 유입 기대
[매일일보 김현정 기자] 중국 채권시장 투자길이 열릴 전망이다. 세계 3위 규모의 중국 채권시장에 열리면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 선강퉁(선전과 홍콩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에 이어 중국 자본시장 개방이 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6일 해외투자자들이 홍콩 계좌로 중국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채권퉁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자본시장의 단계적인 개방 완성을 앞두고 파생시장을 제외한 모든 시장의 문호가 열리게 된다. 인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은 시행 초기에는 해외투자자들이 본토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북향 투자(Northbound)를 먼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채권의 90% 이상은 은행간 채권시장에서 거래된다. 해외투자자가 중국 채권에 투자하려면 먼저 위안화적격투자자(RQFII)의 투자 라이선스를 받고 인민은행으로부터 은행간 채권시장 투자 승인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절차와 자격 요건이 복잡해 아직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투자자는 473개, 8000억위안으로 전체의 1.2% 규모에 불과하다.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퉁이 시행되면 라이선스와 절차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므로 중국 채권시장의 외국인 비중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대외개방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개방 이전 리스크 통제 강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중국계 증권사 초상증권 등을 중심으로 채권퉁 관련 중개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채권퉁 개통 시점은 오는 7월부터가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한다. 올해 7월 1일은 홍콩 주권 20주년이기도 하다.중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은 64조위안 규모로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중국 금리 수준은 선진국들보다 높은 편이라서 글로벌 저금리 기조 속에서 투자매력이 있다. 지난 16일 기준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6%로 한국과 미국 각각 2.30%, 2.31%를 웃돌았다.글로벌 3대 채권지수들의 적극적인 중국 채권 편입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최설화 연구원은 “흥미로운 것은 채권시장의 본격적인 개방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3대 채권지수들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작년 상반기에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는 중국에서 주요 규제 장벽이 없어지면 약 10% 비중으로 편입할 것이라고 발혔고 블룸버그는 올해 3월 1일부터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채권지수에 위안화 표시 중국 채권을 5.9% 비중으로 편입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7일에는 씨티 글로벌 채권지수에 포함됐다.현지 금융기관이 예측하는 채권퉁으로 인한 자금 유입 규모는 100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3월 말 중국 은행간 위안화 채권시장 예탁잔고인 6조달러의 1.7% 수준이다.환율과 신용평가 리스크는 투자 걸림돌로 꼽힌다. 최설화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 헤지 비용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점과 신용평가시스템 불신은 중국 채권 투자의 여전한 걸림돌”이라며 “채권퉁이 시행되더라도 이런 이슈들의 개선이 큰 폭으로 일어나지 않으면 초기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퉁을 통해 중국이 얻고자 하는 것은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모집”이라며 “일대일로와 슝안, 웨이강아오 대만 신구 등의 대규모 인프라투자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므로 관련 대량 자금 조달을 소화할 수 있는 채권시장에 필요하며 이번 채권퉁 시행을 통해 중국은 해외 민간자본 유입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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