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소프라노 조수미가 오는 11월 3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에서 천상의 목소리,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전설을 만들어가는 소프라노….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자기 자신을 확고히 증명하는 이름을 가진 ‘조수미’가 ‘라 프리마돈나’ 콘서트를 연다고 밝혔다. 30년 음악 인생의 결정체를 보여줄 이번 공연에 조수미와 함께하는 건 웅장한 오케스트라나 화려한 앙상블이 아닌, 피아노 한 대다. 올해 상반기, 조수미는 숨 가쁘게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프라하에서 말러 4번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을 무대에 올렸다.
뉴욕링컨센터, 홍콩, 그리스 아테네 공연을 거쳐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다시 만났다. 마닐라에서의 자선공연 이후 지난 6월에는 영국 웨일스에서 격년제로 열리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데뷔 30주년을 지나온 2017년 하반기, 한국 팬들을 위해 마련한 ‘라 프리마돈나’는 조수미의 목소리를 관객들에게 그 어떤 여과 없이 온전히 전달할 예정이며, 피아니스트 안드레이 비니쉔코(Andrey Vinichenko)가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만이 조수미와 관객들 사이를 오간다.
조수미는 이번 공연 구성에 대한 자신감과 관객들을 향한 애정을 동시에 드러냈다. “진정한 목소리의 매력은 피아노와 성악가, 두 사람이 단출히 만들어내는 무대에서 관객들이 숨김없는 목소리의 진정성을 전달받게 되는 순간이죠. 세계무대 데뷔 30주년을 지난 저로서는 관객들에게 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단 한 대의 피아노 반주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조수미는 이번 무대를 위해 자신이 가장 즐겨 부르는 예술가의 곡들과 아리아들을 선택했다. 난이도가 높다고 알려진 이번 곡들은 조수미의 숨결까지도 가깝게 경험할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선곡된 1부는 오페라 ‘바야제트’ 중 ‘나는 멸시받는 아내라오’를 비롯해 에바 델라쿠아의 명곡, 목가, 오페라 ‘투우사’ 중 ‘아! 어머니께 말씀 드리지요’ 등으로 구성했으며, 2부에서는 관객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우리의 가곡들과 오페라 ‘호프만의 노래’ 중 ‘인형의 노래’ 등을 선곡했다.가장 빛나는 레퍼토리를 들고 한국 관객들을 찾는 조수미. 기대와 설렘은 관객들만의 것이 아님을 증명하듯, 관객들을 향한 정성스러운 조언을 보내왔다. “콘서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수가 부를 곡들에 대해 사전 공부를 조금 하신다면 좀 더 곡을 이해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어떤 드라마를 가진, 어떤 가사의 곡인지를 알고 보신다면 가수의 표정까지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머지, 그 날이 여러분의 최고의 날이 되도록 하는 것은 저에게 맡기시고요!”(웃음) 11월의 늦가을, 우리의 영원한 프리마돈나 조수미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여보자.소프라노 조수미(Soprano Sumi Jo)는 서울에서 태어나 선화예중, 예고, 서울대 음대를 거쳐 이태리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소프라노 조수미는 나폴리 존타 국제콩쿠르, 프랜시스 비옷티 국제콩쿠르, 스페인 비냐스 국제콩쿠르, 남아프리카 프레토리아 국제콩쿠르, 베로나 국제콩쿠르 등의 명성 있는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1986년 이태리 트리에스테의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렛토’의 ‘질다’역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꾸준한 음악활동으로 1993년 이태리에서 그 해 최고의 소프라노에게 수여하는 ‘황금 기러기 상(La Siola d’Oro)’을 수상했으며 2008년 푸치니 탄생 150주년을 기념 성악가에게 있어 자랑스러운 명예이자 큰 영광인 ‘푸치니 상(The Puccini Award)’을 수상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제29회 북경 올림픽에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안젤라 게오르규와 함께 ‘세계 3대 소프라노’ 로 선정되어 독창회 무대를 가졌다. 또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게오르그 솔티, 주빈 메타 등과 함께 주옥같은 명반을 남겨 1993년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은 그 해 오페라 최고 부문에 선정되어 그래미 상(Grammy Award)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으며, 2000년 발매된 뮤지컬 넘버 구성 크로스 오버 ‘Only Love’를 통해 밀리언셀러의 판매기록을 남기기도 했다.피아니스트 안드레이 비니쉔코(Pianist Andrey Vinichenko)는 안드레이 비니쉔코는 러시아 극동 예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모스크바 음악원을 수료했으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페스티벌에 참여하였고, 일본 오사카 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하바로프스크 음대 교수를 역임하였고 이태리 노르마 시립 "IL Seminario Accademia" 피아노과 교수로 활동했으며, 탱고 프로젝트 ‘Coamorous’ 멤버로 꾸준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KBS 클래식 오디세이와 각종 예술 TV 출연, 지난해 윤석화 40주년 기념 공연 연극 ‘Masterclass’에 출연하는 등 한국에서도 활발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