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1학번 새내기여러분, 安寧(안녕)하신가요?
[매일일보] ‘꽃피는 춘삼월’은커녕 4월까지도 추위가 가실 것 같지 않던 날씨가 5월로 접어들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초여름에 가까운 늦봄의 기운을 떨치면서 대학 캠퍼스들에서는 슬슬 봄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대학에서 낭만이 사라진지 오래라고들 하지만 ‘빼빼로 학번’으로 불리는 2011학번 새내기들은 사이에서는 대학 진학 후 첫 중간고사를 마치고 다가오는 봄축제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대학 새내기들이라고 해서 선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살인적 취업난과 미친 등록금 등 때문에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2011년 현재의 대한민국 대학생의 모습에 예외는 아니고 한편에서는 “새내기가 아닌 고등학교 4학년”이라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경기대학교에서 ‘글쓰기’ 수업(교수 정현덕)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4월 하순 ‘11학번 새내기 安寧(안녕)하신가요?’라는 주제로 서울 시내 대학교 5곳(상명대, 연세대, 추계예술대, 홍익대, 이화여대)을 찾아가 재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11학번 새내기들은 ‘안녕’하지 못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만난 각 대학 새내기들은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 ‘외국 배낭여행’, ‘CC’, ‘동아리 활동’ 등을 답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 대학생이 되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 김태환(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 외국 배낭여행을 가는 것, 둘째는 CC(캠퍼스 커플)를 해보는 것이다.
△ 김준: 아직 못 해봤지만 CC(캠퍼스커플)를 꼭 해보고 싶다.
-상상했던 대학생활과 현실의 차이점이 있다면.
“현실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게 먼저”
올해 한 국립대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학생활 만족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활 고민을 묻는 10개 항목(5점 만점) 가운데 취업 및 진로 문제(4.43), 학점관리(4.24)가 대학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은 경제적 문제(3.84), 대인관계(3.4), 성격문제(3.0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이 두 가지 고민은 2011년의 대학 새내기들이 왜 숨쉴수 없도록 바쁜 생활에 내몰려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캠퍼스의 낭만과 젊음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 버린 요즘의 대학 새내기들에게 5월의 화사한 봄 햇살도 그들의 그늘진 얼굴을 밝게 하지는 못한다. ‘대학 새내기가 아니라 고등학교 4학년입니다’라는 말도 생겼다. 한편 5개 대학을 돌아다니던 가운데 만난 상명대 3학년 권모씨는 ‘1학년 새내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부탁하자 “현실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들려줬다. “군대를 전역하고 학년이 오를수록 ‘취업’, ‘학점’, ‘등록금, 생활비’ 등에 대한 걱정도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한 권씨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안 해도 되는 학생들도 있지만 ‘취업대란’에 대한 고민에서는 누구든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신속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준비해나가면서 세상과 맞서 싸워나가라”고 당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