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나가사끼짬뽕(삼양식품), 꼬꼬면(한국야쿠르트), 기스면(오뚜기)의 가격이 모두 1000원으로 기존의 제품에 비해 30% 가량 비쌈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동안 생면이 아닌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의 경우 1000원이라는 가격대는 좀처럼 넘기 힘든 저항선으로 여겨졌는데, 최근들어 소비자들에게 큰 거부감없이 다가가면서 자연스럽게 고가라면 시대로 진입는 모양새다.
삼양식품이 지난 7월말 출시한 나가사끼 짬뽕은 11월에 1700만개가 팔리며 '삼양라면'과 함께 삼양의 대표 라면으로 올라섰다. 이마트 11월 라면 판매 부문에서 신라면을 꺾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삼양식품 측의 설명이다.
한달쯤 지나 8월말 출시된 한국야쿠르트의 '꼬꼬면'은 올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누적판매량이 6000만개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사실상 1000원 라면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오뚜기가 지난달 10일 출시한 '기스면'도 20일만에 600만개가 팔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꼬꼬면이 보름동안 350만개, 나가사끼 짬뽕이 한달동안 300만개 팔린것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기록이다.
이는 각사의 기존 주력제품인 신라면(780원)과 삼양라면(700원), 진라면(720원)에 비해 30% 가량 비싼 가격편인데, 고가라면임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새로운 시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쌀면 카테고리이긴 하지만 농심이 출시한 쌀국수 짬뽕은 2000원의 가격임에도 출시 40일만에 300만개를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라면=저가'라는 인식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라면업계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등 고가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업계 전반의 라면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농심은 지난달 26일부터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등 라면류 제품가격을 평균 6.2% 인상했다.
다만 다른업체들은 당분간은 라면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 등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전체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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