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성폭행을 저지른 택시기사들에게 잇따라 중형을 선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학준)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정신지체 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특별법 상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등)로 기소된 택시운전사 전모(55)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5년을 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피해자를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상해를 가했음에도 전씨는 피해자가 지적장애인인 줄 몰랐다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결혼과 출산 경험이 있지만 정신지체 3급 장애인으로서 사회적 연령이 8.7세에 불과해 자기방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전씨는 피해자가 정신장애로 항거불능 상태라는 걸 알고도 이를 이용해 성관계를 했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2009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서울 강서구 모 아파트 자신의 집 등에서 정신지체 장애인 A(32·여)씨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술에 잔뜩 취한 20대 여성이 택시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

택시운전사 이모(46)씨는 지난 7월16일 오전 1시께 택시 탑승 후 만취상태로 잠든 A(26·여)씨를 보고 욕정을 일으켜 인적 드문 공터에서 강제추행한 뒤 금천구 한 모텔로 이동해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주량이 소주 1~2병인 A씨는 전날 마포구 홍익대 근처에서 친구들과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2차에서 500㏄맥주 2잔을 마신 뒤 클럽에서 700㎖ 보드카 1병을 친구들과 나눠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5년을 명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용관)는 "택시기사로서 만취상태의 여자승객인 피해자를 추행 및 간음하고 피해자의 카드로 모텔요금을 계산했다"며 "죄질이 매우 무거울 뿐만 아니라 향후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재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씨는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가 자신을 유혹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이씨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기 때문에 엄벌에 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