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한진칼 이사회서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 6월 IATA로 첫 대외행보…지분 상속·경영권 위협 등은 과제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신임 회장으로 등극하며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분 상속 및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경영권 위협 등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25일 한진그룹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회장에 조 회장을 선임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한진, 진에어, 정석기업 등을 거느린 한진그룹의 지주사다.
조 회장의 등판은 지난 16일 조양호 회장의 발인을 마친 뒤 약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는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 등과 관련한 논란을 피하고, 하루 빨리 그룹 경영권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하여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라며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1975년생인 조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했다. 2004년 10월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주요 분야를 거쳤다.그는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한 이후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출범,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사장단 회의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회장의 공식적인 첫 대외 행보는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될 전망이다. IATA 연차총회 각 회원 항공사들의 최고경영층 및 임원, 항공기 제작사 및 유관업체 등 전 세계 각계에서 1000여명 이상의 항공산업 관련 인사들이 참석하는 최대 규모의 항공업계 회의다. 조 회장은 이번 연차 총회에서 아버지인 고 조양호 회장을 대신해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하지만 한진그룹을 이끌어나가야 할 조 회장에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17.84%)과 관련한 상속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유가증권의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신변 변화가 발생한 전·후 2개월의 평균가격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오는 6월 8일까지 상속세 납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상속세율 50%를 적용해도 상속세만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KCGI 등으로부터 위협받는 경영권도 지켜내야 한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전날 한진칼 지분을 14.98%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특히 내년 3월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다, KCGI도 적극적 주주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 회장의 지분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4%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한진칼 이사회를 통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지분 및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겨진 상황”이라며 “KCGI의 지분 매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점도 향후 경영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