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 수석' 서민정책 못 믿겠다" 靑 홈피 '들썩'
【서울=뉴시스】청와대 일부 수석비서관들의 투기·위장전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와대 홈페이지가 '들썩'이고 있다.한동안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로 '봇물'을 이루던 비난 여론이 수석비서관들의 부동산 재산 문제로 옮겨갔다.
비난의 화살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 부동산 재산 형성 과정이 문제가 된 청와대 수석들에게 집중됐다. '강부자(강남 땅 부자) 내각'에 이어 '강부자 수석'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새 정부에 실망감을 토로하는 누리꾼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수석비서관 평균 재산이 35억여원에 달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하는 의견이 많았다. 아이디 '연우아빠'는 "능력 좋은 수석들만 모였다. 참 뻔뻔하다. 대통령이 정작 등잔 밑은 보지 않는 것 같다. 잘 살게 해 달라고 했더니 잘 살게 된 사람들은 따로 있다"면서 "일산경찰서에는 한달음에 달려가 질책했던 대통령이 이번 일은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kj590711'은 "이번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드러났듯이 몇십억원의 재산이 우습게 나타나고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서민들도 이 땅에서 숨 좀 쉬면서 살아가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이디 'envy9'는 "결국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꾼들을 모아서 대운하를 파려고 했느냐"면서 "도대체 이 나라는 수십억 재산이 있어야만 똑똑한 사람이냐. 재산이 없는 사람 중에는 정부에서 일꾼으로 쓸 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수석비서관들의 부동산 재산이 이른바 '버블세븐'에 집중된 점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서민들을 위한 적극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놓지 않으리라는 우려에서다.
아이디 'liy685'는 "재산이 많은 게 흠이 될 순 없지만 과연 집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고 정책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고, 아이디 'rms1012'는 "부동산 가격을 잡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잡혀야 할 사람들'이니 무슨 정책이 나오겠느냐. 당장 자기 재산 수억이 손실을 볼텐데 누가 그런 짓을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lcc8985'는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많은 것을 탓하는 게 아니라 과연 가진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믿고 뽑은 정부인데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정말 믿어도 되는 지 발등이 찍히진 않을 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참에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켜서 사전에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이디 'jumflow'는 "고위공직자 윤리규정 강화 및 검증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시민단체에서 요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의 '1가구 1주택' 의무, 직계존비속의 재산고지 의무를 실천해 달라"고 주문했다. '부(富) 자체는 비난하지 말아 달라'는 청와대측의 해명도 논란이 됐다. 아이디 'dmworld'는 "이동관 대변인은 합리적인 설득 능력을 키우라"고 질타했고, 아이디 'jgu0704'는 "부끄럽지도 않나. 정말 안쓰러운 대한민국이다. 이런 것을 보고도 청와대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auntrng'은 "쟁점은 재산이 많은 것보다 그 과정이 불분명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사람이 그렇게 없나. 왜 자꾸 말썽을 피워서 스스로의 신뢰를 무너뜨리나. 이 대통령은 눈을 크게 뜨고 인재를 등용해야지 맨날 혼자 바쁘게 이리 뛰고 저리 뛸 일이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곽 수석과 박 수석 등 문제가 된 수석비서관들의 경질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아이디 'ffxqg'는 "곽 수석은 사퇴해야 한다. 박 수석과 이 대변인도 불법으로 농지를 매입하고 실질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은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 의혹이 다분하므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수석의 경우 매입한 농지를 직접 경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경사실확인서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집중 비난을 받았다. 아이디 'ssaram'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순서지 그걸 덮으려고 조작된 서류로 국민을 우롱하느냐"면서 "연구비, 논문 표절 등 문제를 가진 박 수석 같은 사람이 과연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선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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