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군사독재를 향해 거꾸로 곤둑박질...법적 절차와 요건 '외면', 헌법상 집회 자유 침해
[매일일보닷컴] 평화적 촛불집회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 움직임에 반발하는 각계 단체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800여개 시민단체 및 네티즌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탑압으로는 촛불을 끌 수 없다"고 밝혔다. 광우병대책회의는 "정부의 어떠한 폭압에도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극악한 폭력으로 국민을 협박하는 정부에 맞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반민주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주말 경찰은 서울 도심일대를 유혈폭력으로 물들였다"며 "물대포를 직사하고 곤봉과 군홧발로 폭행하고 쇠뭉치를 던지는 등 살인미수혐의를 적용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의 폭력탄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한 "30일 새벽에는 참여연대에 담을 넘어 진입해 강제로 문을 부수고 압수수색을 자행했다"며 "20년전 군사독재를 향해 거꾸로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건물내부에 사람들이 당직을 서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잠금장치를 부수면서 난입한 것에 대해서 매우 큰 유감을 갖고 있다"며 "시민단체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폭압적 방법이외에는 정권을 유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7월5일을 국민승리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의 날로 선정하고 온 국민의 참여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보연대는 이날 오전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연대는 광우병 대책회의에 구성된 1800여 개 시민사회 단체 중 하나의 참가단체일 뿐"이라며 "촛불의 배후로 의심하는 것은 촛불의 순수성을 비하하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주장했다.민변, "경찰 촛불집회 대응은 불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경찰이 촛불집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대응 방식은 집회의 자유 침해라고 규탄했다.민변은 경찰의 집회 음향차량의 강제 저지와 서울 광장의 천막 강제철거, 집회의 원천 봉쇄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및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법적 절차와 요건도 갖추지 않은 채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경찰의 위법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경찰에 대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변 관계자는 "집회 음향차량 운행을 강제 저지한 경찰에 대한 고발과 함께 서울광장 천막 강제철거, 집회원척봉쇄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고소,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檢, 촛불집회 관련 '전문시위꾼' 전원 구속수사
검찰 그러나 촛불집회와 관련 '전문시위꾼' 전원을 구속수사키로 하는 등 법질서 확립을 위한 고강도 사법처리를 예고했다.대검찰청은 30일 촛불집회와 민노총 총파업, 인터넷 사이버 폭력, 쇠고기 원산지 허위표시 등과 관련해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전국 부장검사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사법처리 기준을 마련했다.검찰은 촛불집회의 경우 순수성을 상실하고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과격 불법폭력시위로 변질돼 선진국 진입을 위한 시대적 과제인 법치주의 확립에 걸림돌로 작용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판단했다.원산지 허위표시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형사입건하고, 악의적·상습적·대규모 위반 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수사하며, 벌금과 인허가 취소 등 행정조치도 병행하기로 했다.
靑 "촛불, 사회적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촛불시위' 연행자 1000명 육박…주말 187명 연행
한편 경찰이 주말 촛불시위에서 187명을 추가 연행하면서 지난 달 24일 첫 거리시위 이후 지금까지 촛불집회로 인해 연행된 시위자가 1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경찰청은 28일 오후부터 30일 새벽까지 광화문 등 도심 일대에서 벌어진 촛불시위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폭력시위를 벌인 시위대 187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연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중 미성년자 1명은 훈방, 환자 2명은 석방했고, 나머지 184명은 서울 13개 경찰서로 옮겨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28~29일 새벽 사이 연행한 56명 가운데 환자 2명은 불구속 석방했고 54명은 검찰과 협의해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4일부터 누적 집계된 연행자 수는 968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은 이중 9명을 구속, 698명을 불구속 입건했고, 56명은 즉심, 25명은 훈방 조치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