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일 농성 끝, 한일병원 노조 협상 극적 타결
상태바
109일 농성 끝, 한일병원 노조 협상 극적 타결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2.04.18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병원의 직접 고용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아쉬움 남아"
▲ 합의문에 도장을 찍고있는 한일병원 식당조리원 노조 조합원들 <사진=페이스북 공개그룹 '한일병원 희망텐트'>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농성 109일째, 병원점거농성 8일째 만인 17일 오후 한일병원 급식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한일병원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한일병원 지부는 2개월 이내 새로운 식당 외주용역업체를 선정해 농성 중인 11명을 모두 고용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병원측과 노조 측은 이날 오전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오후 12시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기도 했지만 오후 5시에 재개된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했으며 노조는 저녁 8쯤 병원측의 합의안에 최종적으로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7시부터 항의의 의미로 시작된 대학생들의 촛불집회는 협상타결 소식 후 서울대와 덕성여대 총학생회 학생 등 100여명이 한일병원 노동자들과 함께 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매일일보>은 한일병원 식당 조리원 노조 부당해고 문제와 관련해 연초부터 추적보도를 해왔다.

지난 1999년부터 식당운영을 위탁으로 전환한 한일병원은 식당 조리원 전원에 대한 고용승계는 별 탈 없이 이어져왔지만 지난 해 말 한일병원 식당 조리원 노동자들은 근무환경의 열악성에 반발해 지난해 7월 노조를 결성했고, 올해 1월1일부로 위탁계약업체가 기존 아워홈에서 CJ프레시웨이(이하 프레쉬웨이)로 바뀌면서 이들은 전에 없던 고용승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노조원들은 노조결성에 대한 보복성 해임으로 간주하고 타결직전까지 한일병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00일 넘게 천막농성과 중식집회, 1인 시위, 삭발투쟁 등을 전개하며 부당해고 철회 싸움을 이어온 것이다.

한일병원 측은 “CJ 프레시웨이가 4명을 우선 고용하고 결원이 발생하면 추가 고용하겠다고 했지만 노조 쪽에서 전원 고용승계를 주장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용역업체와 직원 간의 문제이므로 병원이 고용승계에 관련할 입장은 아니”란 주장만을 거듭 펼치는 상황이었다.

용역업체에서 결국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CJ 프레시웨이 측도 “4명을 우선 고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업장으로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했지만 노조원들이 전원고용승계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하다”며 오히려 난색을 표하는 입장이었다.

▲ 한일병원 식당조리원들의 로비 점거농성이 시작된 후 매일 병원 밖에서는 촛불문화제가 열려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사진은 3일차였던 14일 촛불문화제 <사진=페이스북 공개그룹 '한일병원 희망텐트'>
이번 복직 협상 타결과 관련해 송영욱 한일병원 노조 분회장은 “연대의 뜻을 보여준 모든 분들이 보내준 성원의 힘이 컸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병원의 직접 고용이 첫 번째 요구였지만 지켜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일일보의 심층보도가 나간 이후 한일병원 식당 해고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승계 농성과 관련 그동안 야당의원 및 청년의원들, 이밖에도 법률단체, 나아가 트위러리안들도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을 외치며 해고 노동자들과의 연대의지를 밝혀 사회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