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자동차산업 전환기를 맞아 국내 완성차업체가 글로벌화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해외 판매 확대뿐만 아니라, 공유경제·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강화하며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목표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대표적으로 해외 기업에 잇달아 투자를 실시하는 등 미래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만 해도 호주 ‘카넥스트도어’, 인도 ‘레브’ 등 카셰어링 기업과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미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그랩’에 투자, 올해부터 순수전기차(EV)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랩은 규모에서도 미국 ‘우버’, 중국 ‘디디’에 이어 글로벌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현대차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에 현대차 대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올해 싱가포르 공유경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시장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올해 3월부터 인도 차량공유 업체 ‘레브’와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레브와 렌탈과 차량공유를 결합한 ‘서브스크립션’을 내놓았다. 월정액 요금 지불시 차종을 마음대로 바꿔탈 수 있는 서비스다.
이어 현대차는 인도 최대 차량 호출 기업 ‘올라’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규모는 2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현대차와 올라는 인도 모빌리티 서비스 특화 차량을 개발해 공급한다. 차량 관리 및 정비를 포함한 ‘통합 플릿 솔루션’도 제공한다.
현대차는 완성차 메이커 최초로 러시아 차량 공유 사업에도 진출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 첨단산업의 메카인 ‘스콜코보 혁신 센터’와 차량 공유 스타트업 법인 신설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 하반기에 차량 공유 서비스인 ‘현대 모빌리티’ 브랜드 론칭을 통해 러시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모빌리티는 러시아 완성차업계 최초 메이커 주도형 차량 공유 서비스다. ‘시승-자유기간제사용-정기구독-구매’에 이르는 사용 전반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만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협업도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치며 앞서가는 글로벌 IT기업을 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계적 특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021년 국내 자율주행 친환경 로보택시 시범운영, 독자적인 모빌리티 사업모델 등을 제시했다. 또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를 2025~2026년으로 내다봤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미국 자율주행업체 ‘오로라’에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무결점의 자율주행차를 조기에 출시,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의 판도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인 ‘오로라 드라이버’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과 인지 및 판단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 오로라 드라이버는 △자율주행 차량 주변 환경을 정확히 인지하는 고성능 라이다·레이더·카메라 △최적의 안전 운행 경로를 도출하는 첨단 소프트웨어 모듈 등이 탑재된 오로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이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친환경차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내 ‘레벨 4’ 수준의 로봇택시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사용자가 운전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도어 투 도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 및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한편, 중국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