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익 기자] 해태제과식품이 적자사업부인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분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16일 자사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 주식회사'(가칭)를 새로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면서 7500원대의 주가가 약 10%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21일 현재 다시 원래가격인 7500원대로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100% 신설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해태 아이스크림 주식회사는 비상장 법인이고, 분할 회사(해태제과식품 주식회사)는 상장법인으로 존속한다. 분할기일은 2020년 1월1일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해태제과의 물적분할은 기존의 부채를 줄이는 목적의 자금유치가 최종 목적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총 부채 규모는 6월말 기준 5032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4665억원에서 더 증가한 것으로,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외부 자금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반기실적도 23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도 발생했다. 즉, 빚은 늘고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이 실적 부진 및 재무구조 악화 상황 속에서도 지주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에 대한 배당도 꾸준히 실시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각각 40억원 가량의 배당을 실시했다. 당기순이익은 감소하는데 배당규모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은 15.6%에서 163%로 치솟았다.
다른 한편으론 아이스크림 사업부문 매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부 자금 유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완전 매각으로 선회하더라도 빙과부문이 투자 매물로서 가장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밖에도 해태제과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외부 투자유치, 전략적 사업제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해태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은 전국 유통영업망과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쌍쌍바 등 경쟁력을 갖춘 다수의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보유한 빅4 빙과 업체다. 시장 환경에 대응해 수년 전부터 가격정찰제 및 저수익 제품 단산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연간 순매출 기준 약 2000억대를 유지하고 있다.
M&A 업계관계자는 “제과부문은 내수 시장의 한계로 특별한 메리트가 부각되기 쉽지 않고 이익률도 높지않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나마 경쟁력 있는 아이스크림사업부문이라도 팔아야 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해태제과식품은 다음달 2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을 확정하는 한편 새 회사 이름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