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객돈 2억 횡령 뒤늦게 자체감사서 적발...내무통제시스템과 모럴해저드 여전
지난해 직원 18명 무더기 횡령사고 발생, 전 지점장 1천억원대 금융사기 가담 등 물의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시중은행들의 횡령ㆍ정보유출ㆍ서류조작 등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해마다 끊이질 않고 발생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술한 내부통제시스템과 직원들의 윤리의식부재에 대한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한사태’를 겪었던 신한은행이 연초부터 터진 횡령 사건으로 업계 안팎으로부터 거센 질책을 받고 있다.최근 신한은행의 한 지점장이 고객돈 수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2년이 지나고서야 진상규명에 나서 ‘뒷북’ 감사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은행 지점장 A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재일교포 B씨의 계좌에서 2억4000여만원을 빼돌렸다 발각돼 돌려줬다.그러나 당시 지점장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자체 감사에서 이 사실을 적발한 후 A씨를 면직하고, 경찰에 고발했다.이번 사건에 대해 신한은행은 앵무새처럼 똑같은 해명을 늘어놓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서는 죄송하지만 내부통제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좀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신한은행은 각종 비위행위로 얼룩진 한 해를 보냈다. 신한은행 직원이 무더기로 고객 돈을 횡령한 혐의가 적발돼 모두 면직 처리됐으며, 전 지점장이 1천억원대 금융사기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켰다.신한은행 서울 서교동 지점 직원 18명은 서류를 위조해 다른 은행에 해당 지점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뒤 고객에게 수수료를 입금받는 수법을 사용했으며,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뿐만 아니라 남양주 지점의 전 지점장은 지난 2011년 3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지급보증서 위조 행각에 8차례 가담한 혐의로 최근 법원으로부터 벌금 9억8300만원, 추징금 9억8300만원을 선고받았다.일각에서는 이처럼 내부통제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신한은행이 지난해 초 금감원이 선정한 ‘소비자보호 우수금융회사’로 선정된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한다.금감원은 2007년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소비자보호 우수금융회사 평가제도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해마다 ‘소비자보호 우수금융회사’ 선정해오고 있다.우수금융회사 선정은 민원발생평가 1~2등급 회사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민원발생평가 결과 40%, 소비자보호 모범규준 이행수준 60%를 반영해 900점 이상 금융회사를 선정한다.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은 경영진의 철학 및 리더쉽, 소비자보호 인적자원 및 조직관리, 상품 및 마케팅 관련 소비자보호 체제, 민원관리시스템, 윤리경영 등으로 구성돼 있다.일각에서는 신한은행 경우처럼 금융당국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비리 등의 이력이 있는 금융기관을 감싸고 돌고, 처벌 수위도 ‘솜방망이’에 그쳐 금융권에 만연한 모럴해저드 척결은 '백년하청'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