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 논의 시작할 듯… 대북정책 변수는 ‘북핵’
[매일일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대북메시지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취임사에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남북 간 대화를 언급하며 관계개선 여지를 보였기 때문이다.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민족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도전이며, 그 최대 피해자는 바로 북한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서로 대화하고 약속을 지킬 때 신뢰를 쌓일 수 있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집권기간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을 밝힌 것으로 이 같은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북한은 당분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앞서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발표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 상당 부분엔 “북핵 상황을 보면서 결정한다”는 설명이 붙어있다.국정 과제 발표 시점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인 만큼, 대선 공약에서 박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전향적으로 검토했던 부분마다 북핵 상황이라는 일종의 ‘조건’이 달렸다.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여부가 대표적이다. 녹색 경제협력, 접경지역·DMZ·백두산 화산 등 분야별 공동 연구, 개성공단내 신재생에너지 단지 조성 문제도 마찬가지다.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발표 때 ‘신뢰를 바탕으로 한 남북 관계’를 추구한다는 전제 아래 특별한 조건 사항이 없었던 대목들이다.이명박 정부 때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는 이를 극복하는 방안이 모색됐는데, 북핵 문제가 차기 정부 대북정책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북핵문제가 걸려있는 이상,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간 대북 정책의 차이가 드러나긴 어렵게 됐다.당장은 안보를 우선시한다는 것이고, 이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국방예산도 국가재정증가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액하겠다고 밝혔다.정부당국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다보니, 남북관계와 관련한 전향적 조치들에는 조건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차기 정부 초반의 남북 관계는 ‘강(强)대 강’의 대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해 미사일 발사 이후 최근 핵실험까지 연일 강경한 입장만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대북 정책의 근간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명하면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처럼 쌍방이 함께 노력할 때 원활히 가동될 수 있다”고 했다.다만 영유아·임산부 등 북한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ㆍ안보상황과 구분해 국제기구와 협의하에 시기 및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