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어링 정책 외치지만 2013년부터 71개사 불과…보조금은 10개사만 받아
거대여당 집권에 기업 옥죄기 법안 대거 입법예고…“리쇼어링 현실성 없어”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이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며 자국 기업의 유턴을 유도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리쇼어링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공급의 중심이었던 중국발 수급난과 공급망 차단 등이 이뤄지면서 주요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인해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해외 진출 기업의 유턴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 176석을 차지한 여당이 독자적으로 입법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 여야 합의로 불발됐던 ‘기업옥죄기’ 법안들이 속속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기업 관련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들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야당의 반대와 재계의 우려 탓에 지난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거대여당이 출범되면서 코로나19로 경제침체에 따른 고통을 받고 있는 중에서도 기업에 부담을 주는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다.
재계에서 리쇼어링의 전제 조건으로 각종 규제와 법인세‧상속세 등의 완화를 꼽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를 강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고용 비용 등 높은 노동비용 문제와 노조 리스크도 유턴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국·베트남에 진출한 중소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 기업은 8%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위한 법률을 제정한 2013년 이후 유턴한 기업은 71개사에 불과하다. 이는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국이 2018년에만 886개 기업이 유턴한 것과 대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은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일정요건 충족 시 입지‧설비보조금(국비 최대 1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2013년 이후 유턴 기업 71개사 중 보조금을 지원 받은 기업은 10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