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중기중앙회 조사 결과…90% 기업들 ‘리쇼어링’ 부정적
높은 생산비용, 낮은 노동 생산성 주된 이유…규제 개선 시급해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서 리쇼어링이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국내로 복귀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리쇼어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업체 30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기업 대응현황과 정책과제’ 조사에서 해외공장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복귀 의향을 묻는 질문에 94.4%가 ‘계획 없다’고 답했다.
국내이전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사업장의 낮은 생산비용’(58.3%), ‘현지시장 진출’(38.1%) 응답이 많았다. 정부의 리쇼어링 대책이 생산비용이나 시장 대응 측면에서 가진 해외사업장의 이점을 상쇄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한상의는 “정부가 최근 유턴기업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해외사업장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과감한 유턴정책이 마련돼야 국내 일자리 증대, 대·중소기업 산업생태계 강화 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중소기업들도 리쇼어링 인식은 비슷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2~22일 중국 또는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소유한 중소기업 2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는 경우 생산기지를 국내로 옮길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8.0%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76.0%는 리쇼어링을 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16.0%는 현지 사정이 악화할 경우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리쇼어링 의향이 있다고 답한 16개사는 모두 중국에 현지 법인을 가진 기업이다.
이들은 리쇼어링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 현지 생산비용이 상승한 것(5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지 생산 제품의 낮은 품질 및 낮은 노동 생산성(37.5%)과 국내 생산 이미지 활용(31.3%)도 언급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자동차 부품 기업 중 리쇼어링 의향을 가진 곳의 비중이 5.6%로 가장 낮았다. 기계·장비와 석유·석유화학 기업은 각각 13.6%와 11.1%로 타 업종에 비해 다소 높았다.
리쇼어링을 막는 요인으로는 국내의 높은 생산비용이 63.2%로 가장 많이 꼽혔다. 현지 내수 시장 접근성(25.0%)과 국내의 각종 규제(9.9%) 등도 주된 이유였다. 리쇼어링과 관련해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는 조세감면 확대가 32.5%로 가장 많이 선택을 받았고, 보조금 지원 확대와 노동 규제 완화도 각각 26.0%, 15.5%를 차지했다.
KBIZ중소기업연구소는 “각종 규제와 부족한 인센티브로 인해 리쇼어링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강화, 리쇼어링 특구 조성 스마트화 연계 지원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