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최근 종실용 들깨에 피해를 주는 정체불명의 해충이 ‘애긴노린재’임을 밝히고, 제때 방제해 줄 것을 9일 당부했다.
들깨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으로는 일반적으로 들깨잎말이명나방, 파방나방, 점박이응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종실용 들깨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미소노린재에 의한 피해로 추측되는 문의가 많았다.
농촌진흥청이 그 피해 양상을 연구한 결과, 애긴노린재에 의한 피해임을 국내 최초로 밝혔다. 애긴노린재는 오래된 국내 토착 해충으로, 그동안 애긴노린재에 의한 수수, 조, 기장의 종실 피해는 흔하게 나타났지만 들깨 종실 피해는 보고된 적이 없었다.
애긴노린재는 성충 크기가 3.5㎜∼5.5㎜로 작은 미소노린재류에 속하고, 황갈색 또는 회황색 바탕의 불규칙한 흑갈색 무늬가 있다. 들깨 종실에 침을 꽂아서 즙액을 빨아먹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피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애긴노린재는 들깨 꽃이 피는 9월 초부터 주변 잡초에서 날아와 피해를 입히며, 종실이 열리는 9월 중순에 밀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들깨 밭으로 날아온 애긴노린재는 종실에 피해를 입히며 알을 낳고, 부화한 약충이 다시 들깨에 피해를 준다. 애긴노린재의 평균 발육기간은 25℃에서 20일 내외로, 들깨 종실을 수확할 때까지 대략 3세대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애긴노린재 발생 밀도에 따라 들깨 종실 수량이 크게 감소하며 발아율도 낮아져, 다음 해 종자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9월 중순부터 들깨를 관찰했을 때 애긴노린재 밀도가 들깨 1주당 약 30마리 이상이면, 등록된 노린재 약제인 ‘비펜트린 수화제’를 10일 간격으로 1회∼2회 줄기와 잎(경엽)에 뿌려 방제한다.
재배 초기에 애긴노린재의 서식 가능성이 있는 주변 잡초를 제거하거나 잘 관리하면 노린재 밀도 감소에 도움이 된다. 작물별로 등록된 약제정보와 잠정등록 작물보호제는 농촌진흥청 누리집 ‘농약정보365’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 정태욱 과장은 “그동안 들깨 종실 수확 후 발견된 수많은 작은 벌레들은 애긴노린재로 밝혀졌다”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제때 방제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