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반도체 리소그래피(광 미세가공) 시스템 업계 세계 1위 업체 ‘ASML’이 중요 부품인 광원(레이저)업계 세계 1위인 미국기업 ‘싸이머(cymer)’를 인수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일부 시정 조치를 내렸다.27일 공정위는 국내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리소그래피 시스템 전량을 ASML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두 회사의 결합이 국내 반도체 회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ASML과 싸이머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판매 독과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상당한데다가, 결합된 회사가 가격 등을 조절하면 다른 업체의 입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또 ASML이 사이머를 통해 경쟁사업자의 사업정보를 입수(협조효과)할 우려도 있다고 봤다.이에 따라 공정위는 양사의 판매 부문을 독립 운영하도록 하고, 기밀정보 교류방지를 위한 방화벽을 설치하도록 했다. 또 광원구매ㆍ판매에서 프랜드(FRAND) 원칙을 준수하고 리소그래피 시스템 판매 시 남용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번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앞서 앞서 ASML은 지난해 10월 사이머의 주식을 100%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등 6개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에 대만과 일본은 조건부 승인을 내렸고 미국ㆍ이스라엘ㆍ독일은 조건 없이 승인해줬다.공정위는 “ASML이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인수계약을 체결한 만큼 시정조치를 준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