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진노선’ 北 겨냥 구체적 표현 포함 가능성 커
[매일일보] 다음달 하순께 열리는 박근혜정부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비중 있게 반영될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9·19 공동성명 이행과 같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재천명되는 수준을 넘어 북한의 핵 포기를 의미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문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정부는 6자회담 등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핵 포기 의지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차원에서 공동 성명에 북한의 핵 포기 문제를 분명하게 포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북핵 문제는 공동성명 문안의 중요한 파트”라면서 “북한 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핵화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한 외교 당국자도 “현재로선 한ㆍ중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 중이니깐 공동성명에 어떤 게 들어간다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다만 북한 비핵화는 한국 중국 모두 바라는 원칙이니 공동성명에 들어갈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현재 공동성명 문안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당시 최 총정치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며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유관 각국이 반도 비핵화 목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이전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도 핵 문제에 대한 문안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유엔 대북제재 이행에서 나아가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미국의 독자제재에도 동참하는 등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포기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한 북한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이 문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2005년 11월 채택된 한중 정상의 공동성명에도 '비핵화' 표현은 들어가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9·19 공동성명 채택을 환영하고 비핵화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초를 다졌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내용으로만 포함됐다.이명박정부 출범 후 처음 채택된 2008년 5월 공동성명에서는 비핵화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북한의 9.19 공동성명 전면이행을 위해 노력한다고만 돼 있다.다만 공동성명의 경우 한중 양국의 미래 비전을 담는 차원이므로 성명 자체에는 북핵 문제에 대해 비핵화 원칙 이상의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이럴 경우 정상회담 의제로 양국 정상이 논의하고 이 내용을 발표하는 방식을 통해 북한에 ‘비핵’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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