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2057년 ‘고갈’… 매년 ‘적자’만 20조원
상태바
국민연금 2057년 ‘고갈’… 매년 ‘적자’만 20조원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2.23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적 부채’만 무려 660조원…과도한 수급에 ‘균형재정’ 실패
현재 구조로는 약속한 1400조원 지급 불능…제도 개혁 시급
국민연금의 기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의 기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국민연금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노후대비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이 오는 2057년 고갈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국민연금의 구조로는 매년 적자만 20조원 이상 발생해, 미래 세대의 경우 노후대비는 커녕 지급불능 상태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다. 23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위기의 국민연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의 ‘누적 부채’는 무려 66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누적 부채는 가입자의 납입금보다 지급하는 연금액이 더 많아 쌓이게 되는 부채를 말한다. 즉 적자다.
이는 지난 1998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07년 370조원에 이르렀고, 지난 2007년 국민연금 2차 개혁을 통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부채 규모를 290조원으로 줄였다. 2008년 이후 점차 연간 발생하는 신규 부채 규모가 납입액 대비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년 20조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배경은 가입자가 내는 납입액보다 받아가는 수급액이 현저히 많아 ‘균형재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균형재정은 가입자의 납입금과 운용수익으로 미래 가입자가 받을 수급금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은퇴전 낸 돈(납입금)과 운용수익을 더해 은퇴 후 받을 돈(수급금)을 준비하는 구조다. 현재 가입자가 납부하는 보험료율(매월 납입하는 금액의 소득 대비 비율)은 소득의 9%로 고정돼 있다. 근로자의 경우 회사가 절반 수준인 4.5%를 부담한다.
그러나 국내 연금제도 초기 도입 당시 가정했던 평균 수명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은퇴 후 연금을 받는 기간이 급증했다. 가입자가 내는 돈은 한정적인데 받아갈 사람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도 균형재정 실패로 인해 후세로 갈수록 받는 금액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2231만명 중 1988년 가입한 국민은 균형재정 대비 2배 가량의 수급액을 받았으며 2008년 가입자는 1.5배를 수령했다. 2028년 가입자는 1.33배 정도로 추정된다. 은퇴 후 받게 되는 소득대체율(은퇴 후 받게 되는 금액의 은퇴전 소득 대비 비율) 역시 크게 떨어졌다. 국민연금 초기에는 70%에 달했던 소득대체율은 1999년 60%, 2008년 50%로 낮아졌다. 소득대체율은 2028년 40%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할 예정이다. 이마저도 현행 보험료율이 소득의 12~13% 정도 돼야 유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국민연금이 현재까지 가입자들에게 약속한 수급 규모는 1400조원에 달한다. 반면 가입자들이 낸 납입액의 현재가치는 785조원, 국민연금의 기금 잔액은 815조원에 불과하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와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국민연금을 받을 사람에 비해 낼 사람이 더 적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금 고갈은 시간문제라는 게 연구소측 결론이다. 김진성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기금 고갈을 피하기 위해선 과다 지급된 수백 조원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연령별 기금을 분리하는 등 다양한 개혁 방안 검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