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또 구속…위기의 삼성, ‘뉴삼성’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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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또 구속…위기의 삼성, ‘뉴삼성’ 차질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1.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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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공백 피하지 못한 삼성, 신사업 투자 및 지배구조 개편 불투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결국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을 피하지 못해 삼성에 또 위기가 닥쳤다. 신사업 확대 등 ‘뉴삼성’ 비전을 앞세운 새해 경영전략은 오너 공백으로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국내외 부각되며 지배구조 불안이 대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10월 별세한 이후 홀로서기에 나선 이 부회장이 첫발부터 곤경에 처했다. 삼성 측은 2017년의 총수 부재 사태가 재현되자 참담해하는 분위기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미래 경쟁력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걱정한다. 재계도 안타까워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완전한 홀로서기에 나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 이후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 의사결정시스템의 공백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장 이 부회장이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해왔던 미래 먹거리 발굴 노력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이 부회장이 해외 유수 파트너사와 네트워크를 확장해온 만큼 삼성으로선 이런 교류가 단절된다는 데서 큰 아쉬움을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이 부회장은 평택 반도체 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해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며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올해 사업 중점을 둔 파운드리를 비롯해 삼성의 투자, 인수합병 등도 안갯속에 빠진다. 국내외 경쟁사들은 이미 합종연횡을 본격화했다. 미국 AMD가 자일링스를, 엔비디아가 ARM을, 국내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한 상황이다. 경쟁사가 추격에 고삐를 죄는 상황에서 삼성으로선 경영 공백이 치명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반도체 신화는 총수경영 특유의 중장기 공격투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해외에서 인정한다”며 “삼성이 투자 판단과 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날 대만 TSMC는 역대 최대 규모인 31조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삼성이 반도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각오를 다진 파운드리 분야다. 삼성은 올해 이 분야에 12조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경쟁사의 투자견제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이 부회장이 옥중에서 수십조원이나 되는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지난해 국내 경제를 지탱한 반도체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삼성의 사업 차질은 곧 국가 경제에 대한 걱정으로도 번진다.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도 재발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본인 승계와 연결돼 법원이 구속판단을 내린 만큼 삼성에 대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안팎에서 커질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런 취지로 집권 여당에서 발의한 삼성생명법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삼성의 사법리스크를 빌미로 투기자본 등의 배당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감사위원 선임 시 3%룰과 다중대표소송제 등 공정경제 3법이 적용됨에 따라 투기자본이 활동하기가 더 편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의 주가에 미칠 영향도 주요 관심사다. 삼성전자 주가수익비율은 23배이고 시가총액은 500조를 넘는 역사적 고점에 있다. 유동성 장세와 더불어 소위 ‘동학개미’ 매수세가 삼성에 많이 유입된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에 따른 주가 폭락 가능성은 투자자들은 물론 국내 증시 전반에 경고음을 울린다. 삼성 측에서는 최태원 회장이나 이재현 회장 등의 선례에 비춰 사면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 다만 이날 온라인 신년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다르다. 국민들 공감대에 토대하지 않는 일방적 사면권 행사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전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는 권오현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자리를 대신한 바 있다. 하지만 권 부회장도 은퇴해 삼성에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부분도 우려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할지 관심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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