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권력은 절대 교회 못 이긴다. 다 10년 안에 그만둘 사람들”
“정부가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데 국민과 싸우고 있어”
1천만 명 대표인 교계 지도자들이 자존감 갖고 타협 말길
△한교연 대표회장을 하며 연합기관에 대해 느낀 점은 무엇이고 한국교회의 현실은 어땠나?
권태진 목사 : 종로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는 세 부류가 있다. 직업적으로 돈 때문에 근무하는 총무 및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작은 교단에서 오랫동안 총회장을 하는 사람이 있으며, 큰 교단의 총회장이 있다.
큰 교단은 영향력이 있으나 총회장 임기가 1년이어서 연합단체에 대해 잘 모른다. 그에 반해 총무는 오랫동안 활동해 왔으니 연합기관과 관련한 일을 잘 알고 있어 사실상 총무들이 이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적으로 흐른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 못한 것이 한국교회의 약점이다. 한국교회가 외부로부터 공격을 당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태진 목사 : 한국교회가 이토록 어려워진 것은 연합기관의 분열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같은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연합기관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반드시 통합해야 하나 그 방향이 중요하다. 지금 한국기독교계는 한교연, 한기총, 한교총 등 3개 연합단체 외에도 진보를 아우르는 NCCK가 존재한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보수와 진보가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각 교단의 정체성에 따라 보수 연합운동과 진보 연합운동을 펼쳐야 한다. 과거 한기총과 NCCK가 연합운동의 두 축이 되어 한국교회를 지탱했던 것처럼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반드시 정체성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 신학적 정체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통합만 추구하는 것은 자칫 혼합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현장예배를 제재해 교회가 큰 타격을 입었다. 기독교계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태진 목사 :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운 면이 크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이해 하지만 무모할 정도의 편향적 정책은 교회는 물론이고 국민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았다.
코로나를 ‘도둑’으로 비유해 보자.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 ‘문단속’을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그런데 이 정부는 가족들에게 도둑을 피해 골방으로 숨으라고만 강요한다. 들어오는 도둑은 막을 생각 없이 이를 피하라고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국에 들어올 때 막아야 했다. 정부가 약을 개발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과 싸우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교회 단속 도구로 쓰는 것도 문제다. 그런데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교계에도 문제가 있다. 예배 문제가 나왔을 때 양보하지 못한다고 분명하게 이야기 해 현장 예배가 중단되지 않게 했어야 했다. 정부가 비대면 예배, 대면 예배를 아나? 이건 목사가 소스를 준 것이다. 예배에 대한 주도권을 너무 쉽게 내줬다. 지도자들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정부도 문제 있고 우리 대처도 문제가 있다.△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일어난바 있어 기독교계의 주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권태진 목사 : 교회는 여론을 생각하면 안 된다. 예수님이 여론의 박수를 받았나? 여론에 의해 움직이면 안 된다. 교회는 성경을 기준으로 사랑 실천하고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면서 예배드리며 가면 된다. 여론 신경 쓰지 말고 성경대로 가면 되는 것이다. 이런 뚝심이 있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교회가 정부에게 예배를 드리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거다. 우리는 자유 해야 한다. 교회가 스스로 ‘예배드리게 허락해 달라’고 한 것은 너무 굴종한 것이고 관변단체같이 행동한 것이다. 지도자들이 자존감을 갖고 국민의 기본권에 대해 자각해야 한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며 정부와의 갈등 뿐 아니라 한국교회 내부 갈등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현장 예배를 고수해야 한다는 측과 영상 예배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권태진 목사 : 단순히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 둘만 놓고 보면 당연히 대면 예배다. 영상 예배에서 성찬을 나눌 수 있나? 교제할 수 있는가?
중요한 것은 비대면 예배가 필요한 전제다. 비대면 예배는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드릴 수밖에 없는 비대면 예배를 어찌 탓하겠나? 오히려 이러한 상황적 전제를 무시한 채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예배만을 놓고 그 정당성을 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지난해 내가 한교연 대표회장으로 재임하던 때 한국교회를 향해 대면 예배를 강행할 것을 권고하고 정작 우리 교회는 비대면 예배를 드렸다는 오해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둘을 갈라 말한 적이 없다. 나는 예배의 어떤 방식을 말한 것이 아니라 아무리 힘들어도 결코 예배를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을 뿐이다.△최근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권태진 목사 : 한국교회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지도자들이 했어야 할 일을 과감히 먼저 해주셨다.
바다를 항해하던 배가 암초에 부딪쳤다면, 그것은 배의 문제인가? 암초의 문제인가? 암초는 원래부터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이를 지나던 배가 운항을 잘못한 탓에 암초에 부딪친 것이다. 일각에서 정부라는 배를 교회라는 암초가 가로막은 것처럼 말하는데 정확히는 정부가 가만히 있는 교회를 들이받은 것으로 교회는 피해자일 뿐이다. 세계로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행정명령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제재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손현보 목사를 극단주의자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극단주의자다. 손현보 목사는 지극히 정상이다. 다니엘과 친구들 같은 절개가 있어야 한다. 초대교회를 보면 카타콤에서도 예배를 드렸다. 기독교인들은 그동안 많은 피를 흘렸는데 그분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 세속의 권력은 절대 교회를 못 이긴다. 다 10년 안에 그만둘 사람들이다.△한국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권태진 목사 : 한국교회 대표와 총회장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존감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대표면 1천만 국민의 대표인데 행정부나 대통령, 총리 앞에 가서 고개 숙이지 말길 바란다. 교계 지도자를 바라보고 지지하는 그 이상의 분들이 얼마든지 있다. 한국교회의 대표가 정부 인사들에게 가서 굴종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장관을 지낸 분이 나에게 전화를 해 어느 목회자를 이야기 하며 왜 목사들이 정부에 가서 굽신거리냐고 화를 내더라.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것을 목회자들이 기억해야 한다. 교회는 교회로서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 예배드리는 것까지 인원을 늘려달라고 구걸할 입장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준비하고 소신껏 예배드려야 한다. 지도자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절대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완전한 하나님의 법을 가지고 있으니 이를 가지고 꾸준히 가면 되고 여론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 기독교는 이런 관점을 가지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