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이후 연일 급락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삼성전자가 9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지난 5일 삼성전자는 장 시작전 영업실적 잠정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으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반대로 흘러갔다.5일 삼성전자 주가는 3.80% 하락한데 이어 다음 거래일인 8일에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이날 장 중 한때 4.58% 급락하면서 120만원대까지 내려오기도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축소하면서 3.24% 하락한 122만6000원으로 거래를 끝마쳤다.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에는 시장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은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스마트폰 비수기 영향에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시장전망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은데다 우려가 과도해 펀더멘털 개선이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성장 둔화 우려가 심해 단기간에 기조적인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고 저점을 형성한 뒤 박스권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15% 하향조정했다.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 역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9조5000억원은 당사의 전망(9조7000억원)은 물론 시장 전망(10조원)을 하회한 수준"이라며 "가까운 시기에 삼성전자에 대한 전망치가 또 다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밝혔다.실제로 최근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사이 IT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8.43% 감소했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은 신제품이 출시됐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를 충족시킬 정도의 혁신이 없어 마케팅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로 삼성전자의 시장 내 위상이 예전만큼은 못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