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WEA 교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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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WEA 교류 문제
  • 송상원 기자
  • 승인 2021.06.16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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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승 위원장 “신학을 지방색으로 논하거나 정치적 이용하면 안 돼”
이국진 박사 “교류 단절하려면 한교총부터 탈퇴해야”
서철원 교수 “모든 교파 및 종파와 합치려는 대포용주의 문제”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이하 WEA)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예장합동(총회장 소강석 목사) 교단 내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장합동 WEA연구위원회(위원장 한기승 목사)는 공정한 연구를 위해 총신대, 대신대, 칼빈대, 광신대, 고신대, 합신대 등 교파를 초월해 각 신학대학교에 연구를 의뢰했고 이중 총신대, 광신대, 칼빈대에서 논문을 제출해 이를 기초로 전국적으로 공청회를 갖고 있는 중이다.
지난 11일 광주중앙교회(담임목사 한기승)에서 열린 WEA 공청회에서는 WEA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심도 있게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많은 이들이 공청회에 참석해 큰 관심을 드러냈다. 공청회를 시작하며 위원장 한기승 목사는 “정치가 신학을 지키는데 필요하지만 신학을 지방색으로 논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난 104회 총회 때 WEA에 결정한 바 있는데 내가 볼 때 많은 분들이 WEA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공청회를 통해 WEA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배광식 부총회장 “신학적 혼조 속 시류에 편승 말고 정체성 지켜야”
이날 부총회장 배광식 목사는 “우리 선배들은 신학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이성 중심의 자유주의 신학과 체험 중심의 신비주의 신학을 배척하고 오직 성경 중심의 신학을 지켜왔다. 우리도 이런 태도로 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옛날부터 신학적 혼조는 끊임없이 있어왔다. 이를 좀 더 선명하게 알고자 WEA연구위원회를 조직하고 공청회를 갖게 됐다. 신학적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개혁신학의 정체성과 토대를 튼튼히 세우고 신앙 전통을 지켜야 한다. 개혁신학의 아름다운 모습을 끝까지 견지하는 교단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역설했다.

이국진 박사 “WEA에 대한 비난 대부분 근거 없어”
발제자로는 WEA와의 교류를 찬성하는 이국진 박사(전주 예수비전교회)와 반대하는 서철원 박사가 나섰다.

이국진 박사는 WEA에 대한 비난들이 근거 없는 것들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WEA가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임을 부인하며 개종전도를 금지하는 문서에 합의했다는 말을 비롯해 종교통합을 추구한다는 비방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들이다. WEA의 공동합의문인 ‘다종교 사회 속에서 크리스천의 증거’라는 문서는 개종을 목적으로 하는 전도를 금지하는 합의문이라고 비난 받았으나 그런 문구는 없고 단지 폭력과 속임수를 전도의 방법으로 사용하지 말자는 내용뿐”이라며 “WEA 슈마허 사무총장이 속한 교회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이 개종하는 사례가 많고 WEA에 속한 교단 중에서 단 한 곳도 전도를 포기한 교단이 없다”고 했다. 그는 WEA에 대한 비난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후 ‘오역’으로 인해 빚어진 문제임을 지적하는 한편 WEA 안에 타종교나 이단이 포함된 것이 없다고 밝혔고 또한 “안식교회 및 유대교와 합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들과 공동으로 작성한 문서에 정통 기독교의 진리를 포기하거나 안식교회 및 유대교에 양보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박사는 신학적 노선이 완벽히 같아야만 교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차이가 있어도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든 것은 예장합동 교단의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 규정이었다.
이 박사는 “신학적 노선이 완벽히 같아야만 교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교단은 한교총부터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한교총에는 WCC에 참여하는 예장통합과 기감 교단이 있지만 우리 교단은 현재 한교총에서 활동하며 그들과 교류 중이다. 그 속에는 알미니안 신학을 신봉하는 감리교와 성결교도 있다”면서 “지금 우리 교단이 한교총에서 그들과 동반자적 관계는 아니지만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활동하고 있듯이 WEA와 단절하기 보다는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교류 단절 시 대부분 단체와 관계 정리해야”
특히 그는 “‘단절’ 결정은 이단들에게 쓰는 표현이다. 이단과 비슷한 정도로 관여하지 말자는 의미다. WEA와 교류를 단절할 경우 이에 속해 있는 세계 모든 신학교, 세계개혁주의협의회, 월드비전, 오엠선교회, 오픈도어선교회, 미국 PCA교단 등과도 교류를 끊어야 하며 WEA와 연관된 단체에서 활동하는 목회자와 교수도 다 처벌해야 한다”면서 “WEA와 교류를 단절하면 대부분의 것과 단절해야 한다. 살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서철원 교수 “대포용주의가 문제”
서철원 교수는 이국진 박사와 정반대의 주장을 폈다. 서 교수는 “WEA는 성경과 관련 있다고 보이는 종교들과 합치려는 대포용주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WEA는 전통적인 교리를 다 버리고 이교가 된 로마교회와 합치기 위해 진력해왔다”면서 “로마교회는 세계 단일정부를 세워 그 단일정부의 수장이 되려고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결국 WEA는 이런 로마교회의 큰 뜻과 같은 뜻을 가진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 교수는 “WEA가 안식일교와 합치지 않았지만 둘 간에 합치기 위한 대화는 많이 했다. 안식일교와 여러 대화를 해 얻은 WEA의 결론은 안식일교는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들을 다 믿는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WEA는 유대교와도 합치기 위해 여러 통로로 많이 대화 했다. 유대교는 기독교를 철저히 배격하고 특히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을 없애기로 작정한 종교다. 더구나 현 유대교는 탈무드 유대교도가 거의 전부를 이룬다. 탈무드 유대교도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고 최초의 유혹자인 루시퍼를 믿는다. 그런 종교와 합치려는 WEA의 신학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한 서 교수는 “WEA는 신학을 제시할 때는 전통적인 종교개혁 신학을 제시하면서 연합 운동을 할 때는 교리와 신학은 상관하지 않고 성경과 관련 있다고 하는 종교들과 다 합하려고 한다”면서 “이면에서만 보면 WCC 가입이 더 나을 수 있다. WCC는 희랍정교회가 정회원으로 있어서 총회로 모일 때마다 성경공부도 한다고 한다. 희랍정교회는 전통적인 기본 교리를 아직까지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교리와 상관없이 모든 교파 및 종파와 합치는 것을 지상목표로 하는 WEA와는 결코 합칠 수 없다”고 했다.

‘잘못된 근거 제시’와 ‘음모론 수준의 주장’ 
이날 공청회는 열기가 뜨거웠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이국진 박사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 근거를 제시해 설득력을 가졌지만 적용 분야가 다른 부분을 근거로 제시한 것이 발견됐다.

이 박사는 신학적 노선이 같지 않아도 WEA와 교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 근거로 △동반자관계 교류 △선교협력 교류 △일반협력 교류 단계를 기술한 예장합동 교단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의 규정을 들었지만 이는 WEA와 같은 ‘연합단체’에 적용하는 기준이 아니라 세계 주요 교단과의 교류 기준으로 보인다. 세계교회교류협력위원회의 교류 단계 선정 기준을 보면 △교단 공인 신학교 유무 및 신학 사항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교단의 입장 △WCC 가입 및 활동 여부 등이 나와 있다. 서철원 교수의 주장들은 뒷받침하는 근거가 거의 없어 신뢰도가 낮았고 발제 내용 중에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음모론 수준의 주장이 곳곳에서 발견돼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 질의응답 시간은 상당히 뜨거운 모습을 보였다. 총회 신학부장 신현철 목사가 질문자로 나서자 청중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 공청회 참석자들 중 질의응답 시간에 발제에 대한 논박이 아닌 질의를 통해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도 나와 감정적으로 흐르는 듯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한편 공청회에 특정 세력 사람들이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결집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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