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소부장 기업간 협력체계 구축, 상생협력 생태계 만들어
연구시설 장비 인력확보 지원, 소부장기업 국산화 여건 크게 개선
[매일일보 강세근 기자]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은 ‘도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수요처를 연결해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인프라를 지원한 결과 일본 역수출이 개시되는 등 경기도 소부장 산업 자립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26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부장산업의 기술자립화 달성을 위해 추진한 경기도 소부장산업 지원사업의 중간점검 결과와 중장기 정책을 발표했다.
반도체 배관 부품 제조사인 ㈜아스플로(화성시)는 올해까지 2년간 10억 원 규모의 도비 지원 연구사업을 통해 가스켓 필터 제조에 성공, 일본 수출을 앞두고 있다. 가스켓 필터는 사용수명이 짧은 고가의 소모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미국에서만 제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50% 이상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아스플로는 올해 초 대한민국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돼 중앙정부로부터 추가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내년까지 3년간 약 9억 원 규모의 도비 지원을 받는 ㈜다원넥스뷰(안산시)의 경우에도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던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반도체 본딩 장비를 개발해 상당 부분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데다 공정이 점점 정밀해지면서 장비 역시 그에 따라 고도화되어야 하는데, 다원넥스뷰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범핑 공정 장비 납품을 수주했다.
임문영 미래성장정책관은 “경기도 소부장 산업은 종업원수와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약 30%를 담당하고 있고, 특히 반도체분야 주요업종 소부장업체는 60%를 웃돌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소부장산업의 거점이라 할 수 있다”며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로 인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핵심 전략산업의 취약성이 노출됐고,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소부장산업 육성사업을 추진해 다수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소부장산업 육성사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연구지원 체계를 꼽을 수 있다. 도는 도의회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 2019년 11월 ‘경기도 소재부품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지방정부 최초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경기도 소재부품장비 연구사업단’을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설치했다. 도는 연구지원사업에 2022년까지 3년간 300억 원을 확보했다.
사업단은 박사급 연구원과 지원 인력을 충원하고 본격 사업에 나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소부장 핵심품목 17개를 선정했으며 아스플로와 같은 도내 소부장기업과 수요기업을 포함 40여개의 기관에 기술개발지원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기술개발 인프라 지원, 문제해결사 운영, 수요처 발굴 등의 현장밀착형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독립이 완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로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간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전 반도체 산업은 대기업이 국내 기업들과 긴밀한 상생협력 관계를 만들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는 대기업과 국내 소부장 기업들과의 상생협력 생태계를 만드는 데 노력했다.
17개 핵심품목 중 엠케이전자㈜(소재), ㈜네프코·나노켐텍㈜·㈜센텍코리아·㈜아스플로(부품), 비씨엔씨㈜·㈜씨엔원(장비) 등 7개 소부장 품목은 일정한 품질 테스트를 통해 수요처와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 11개 수요기업으로부터 수요확약서를 확보했다. 실질적으로 소부장 기업과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서로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었다.
또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과 같은 세계적인 국내 수요기업의 미래 기술수요에 대한 계획을 도내 소부장 중소기업에게 제공하고 상호교류하기 위해 ‘상생포럼’과 ‘기술교류회’를 정기적으로 시행, 호응을 얻고 있다.
세 번째로 연구장비‧시설 구축비용과 인력 확보를 추진했다. 이는 소부장기업들이 국산제품 기술개발 시에 겪는 가장 큰 고충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도는 경기도 소부장 연구사업단 내에 소부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장비와 공용 연구공간(소재부품 오픈랩) 제공, 개발제품의 품질 평가와 분석(중앙분석지원실) 지원, 해당 기술분야 전문가의 맞춤형 컨설팅(문제해결사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개방형 공공 연구인프라를 확충해 운영하고 있다.
7월 말까지 연구인프라 활용성과는 소재부품 오픈랩 195건, 중앙분석지원실 296건, 문제해결사 8건 실시 등으로 소부장기업의 국산화 기술개발 여건을 크게 개선시켰다. 앞으로도 경기도는 경기도 공공 연구인프라를 확대·강화해 대기업-중소기업이 실효적으로 공동개발하기 위한 반도체공공플랫폼을 구축하고, 소부장기업과 대기업과 상생하는 공정성장 모델을 만드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부장산업 육성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공플랫폼의 경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및 SK하이닉스와 연계해 수요-공급기업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공동개발하고 이를 적기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인증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또 수요기업과 소부장기업의 상생협력모델을 통해 제품의 신뢰성과 기술 문제 등 애로사항에 대해 맞춤형 기술 지원을 하고 소부장 제품의 양산성능평가와 양산성능개선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문영 미래성장정책관은 “소부장산업의 기술자립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중장기 산·학·연·관 협력모델의 강력한 추진력과 지속성이 필요하다”며 “경기도는 소부장 육성 향후계획을 기반으로 상생하는 공정 성장모델을 확립해 소부장 기술독립을 위한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