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미국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취임 후 첫 정상회담에서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면서도 중국의 무력통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 주석은 무력통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바이든 대통령과 대립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보도와 백악관 성명(홈페이지 게시)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오고 있다"며 "미국은 현 상태를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갈등으로 바뀌지 않도록 하고, 소통 채널을 개방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상식적인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돌파하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의 진정한 현상과 하나의 중국 원칙의 핵심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지만 중국의 무력통일(대만 현상변경)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이고, 시 주석은 대만 측의 태도에 따라 무력통일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와 관련해선 "미국은 중국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반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에 시 주석은 "새로운 시기에 중미는 공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번째는 상호 존중, 두번째는 평화 공존, 세번째는 협력 및 상생"이라며 "지구는 중미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했다.
한편,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은 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총 194분간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