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총수 오찬자리서 ‘수위 조절’ 시사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법개정안과 관련해 “정부가 신중히 검토해서 많은 의견을 청취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박 대통령은 “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은 같이 가야 할 중요한 일”이라며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국내외에서의 노력으로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성공 뒤에는 각 기업 임직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민들의 노력도 한 축을 이루어 낸 결과”라고 강조했다.또 “오늘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해서 경기가 살아나는 방향으로 논의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현재 상법 개정안은 재벌 총수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집중투표제·전자투표제 도입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집행임원 선임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지난 26일 법무부측에서 입법예고를 마친 상태다.그러나 재계는 이 같은 상법 개정안 논의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지배구조를 명문화하고 강제하는 곳은 찾을 수 없다”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상법 개정안의 ‘수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향후 당·정·청 간의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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