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미중 갈등 재발
중국 코로나19 재확산에 도시 봉쇄
중국발 공급망 차질도 길어질 우려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중·러 밀월관계가 미중 갈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코로나19 재확산까지 덮치면서 중국의 실물경제가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발전위원회(금융안정위)는 전날 특별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안정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의 주가 폭락에 곤혹스러운 처지다.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장폐지 우려가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염차이나홀딩스, 베이진, 자이랩 등 중국 기업 5곳을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안정위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다양한 유형의 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금융기관은 대승적 견지에서 실물경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장밍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중국 기업의 주가 폭락으로 실물 경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당국의 조속한 개입을 건의하기도 했다.
고조되는 미중 갈등은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다. 앞서 중국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의 협조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6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중국의 영향에 대해 답하면서 “우리는 미국의 어떠한 형식의 일방적 제재도 반대하고, 중국 기업과 개인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형식으로도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이 만약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강력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 중인 중국은 지린성 창춘시와 산둥성 웨이하이시·더저우시, 광둥성 선전시 등에 대한 봉쇄를 단행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해당 지역뿐 아니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잇단 악재로 올 1분기 0%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도시 봉쇄책은 공급망 교란을 심화하며 이는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산둥성에 있는 현대차 협력사들의 ‘와이어링 하네스(전선뭉치)’ 공장이 멈추면서 현대차 울산2공장이 감산에 돌입했다. 중국발 공급망 차질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