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서울시가 내년 문화분야 예산을 13% 줄이겠다는 방침을 관련 기관에 통보하면서 시민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저가 공연이 줄고 예술인들의 기업후원 유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각 부서에 '2014년 세출예산 한도액과 잠정기준'을 전달하면서 문화분야 예산 한도를 3천529억7천800만원으로 잡아 올해보다 526억500만원 줄였다.이에 따라 시 출연기관인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세종문화회관에 매년 지급되는 출연금도 13%씩 줄어들게 됐다.두 기관은 기업을 비롯해 민간 후원을 늘리고 관리비 등 고정 지출비를 감축할 계획을 내놨지만, 인건비를 줄이기 어려운 공연기관의 특성상 공연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서울시향은 올해 예산 173억원 중 111억원이 시 출연금이었지만 내년에는 95억원으로 줄어든다.
서울시향은 최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 콘텐츠 대비 티켓 할인폭이 최대 40%로 너무 크다"며 "기존 회원제를 더 세분화해 이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서울시향 내부에선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의 무료공연 등을 줄이자는 의견에서 매년 광복절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기념 음악회를 유료화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으나 비난 여론을 우려해 선택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세종문화회관은 올해 예산 450억원 중 228억원을 시 출연금으로 채웠는데 내년에는 이 돈이 199억원 정도로 축소된다.세종문화회관은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대신 9개 예술단 공연의 유료 티켓 판매율을 높이고, 재원조성 TF를 구성해 기업 후원과 협찬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환경은 녹록지 않다.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대극장에서 하던 공연을 소극장에서 한다든지 해서 무대설치 비용을 줄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용석(새누리당) 의원은 "공연비를 줄이면 공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후원을 하려는 기업도 자연히 줄게 된다"며 "결국 시민을 위한 무료ㆍ저가 공연이 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