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자체 ‘일중 유동성 지원제도’ 제안
[매일일보 최영지 기자] 금융기관 간 단기자금조달 시장에서 국공채 등을 담보로 이뤄지는 환매조건부(RP) 자금거래의 위험성이 제기됐다.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RP 결제리스크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관 간 RP시장이 크게 확대되면서 잠재된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개선해야 한다.환매조건부채권(RP)은 금융기관이 채권을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는 조건으로 팔아넘긴 후에 경과기간에 따라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기관 간 RP시장은 금융당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안정성이 높은 콜 차입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규모가 2008년 1조8000억원에서 올해 5월에는 20조5000억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한국은행 관계자는 “RP거래가 무담보 콜 시장보다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한국은행은 또 국내 RP시장에서 회사채 등 저유동성 담보증권(은행채 제외)의 비중이 2011년 1월 4.5%에서 올해 1월 16.0%까지 높아지고 일부 기관은 50%를 넘은 점과 상위 10개 기관의 차입 비중이 2008년 48%에서 지난해 53%로 높아진 점을 경계해야 할 추이로 지목했다.저유동성 담보증권은 거래상대방의 결제불이행시 매각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가격변동성이 크다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저유동성 담보증권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거나 거래대금에 대한 보증금의 비율을 낮추는 최저증거금률(헤어컷) 제도를 도입하고,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제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은은 또 국내 RP시장의 결제자금부족, 네트워크 장애 등의 위험성을 고려해 현재 장내 채권 결제 등에 대해 적용하는 한은의 일중 유동성 지원제도를 기관간 RP거래에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