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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매년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휴가철 피서를 위해 산과 강을 많이 찾는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는 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 말벌에 쏘여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꿀벌에 비해 많은 독성이 강한 말벌은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하는 예방법과 응급상황 시 대처방법을 숙지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야외 활동을 즐겨보자.
말벌은 꿀벌보다 2배 정도 크고 생김새만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꿀벌은 한 번의 공격 후 죽지만 말벌은 여러 번의 공격이 가능하다.
또한 독성도 꿀벌에 비해 약 200배 정도 강하고 침으로 계속 독을 넣기 때문에 훨씬 위험하다. 특히, 장수말벌의 경우, 다른 벌들한테는 없는 독성분을 많이 지니고 있어 쏘였을 때 고통도 크고 몆 번만 쏘여도 근육이 마비되는 등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독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쏘인 부위 주변이 국소적으로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눈을 쏘인 경우가 특히 위험한데, 심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여러 차례 쏘이면 구토나 설사,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평소 벌 알레르기를 지닌 사람은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말벌에 쏘인 후 처치법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없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의 벌은 먼저 자극하지 않는 이상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엇이 벌을 자극하는지 알아본 후 위험 요인을 미리 제거하자.
1. 벌은 밝고 화려한 꽃을 찾아다니는 습성이 있다. 노란색, 빨간색 등 밝고 화려한 색을 보면 꽃으로 착각하고 달려들기 쉬우므로 무채색의 옷을 입도록 하자.
2.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역시 벌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인위적인 향을 꽃의 향기로 착각해 달려들 수 있으므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3. 단맛이 강한 음료나 과일 등의 음식물은 먹은 후에 바로 치운다. 후각이 발달한 말벌이 단 음식의 향을 감지하고 날아들 수 있다.
4. 벌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 가까이 가야 한다면 이동 전에 멀리서 돌을 던져 말벌의 움직임을 살핀 후 접근해야 한다.
5. 보호의, 방충망, 살충제 등의 물품을 미리 휴대해 벌의 습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벌이 공격해오면 당황해서 큰 동작을 취하며 뿌리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동작은 오히려 말벌의 공격성을 더욱 자극한다. 벌이 가까이 몰려오거나 공격을 하면 쫓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신속하게 자세를 낮춘 후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
말벌의 공격으로 인해 벌침이 살에 박혔다면 신속히 벌침을 뽑아내야 한다. 이때 핀셋이나 손을 이용하면 독낭을 짜서 오히려 벌 독이 몸으로 흡수될 수 있으므로, 딱딱한 신용카드나 손톱 등을 사용해 벌침에서 먼 부위부터 긁어내듯이 빼내는 것이 좋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알코올로 소독해야 한다. 만약 알코올이 없다면 흐르는 깨끗한 물에 충분히 씻어주는 것으로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여기에 얼음찜질까지 해주면 벌 독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응급조치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될 수 있으면 119에 신고하여 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벌 알레르기가 있거나 응급처치 후에도 전신에 과민반응이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병원으로 가야 한다.
끝으로 말벌집을 발견 할 경우 안전장비 없이 무리하게 벌집 제거를 시도하면 집단 벌 쏘임의 우려가 있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으니 벌집을 함부로 제거하지 말고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여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