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3.4%까지...고정금리 대출자는 울상
[매일일보 최영지 기자]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되는 금리가 최근 6개월 새 최저 연 3.4%까지 하락해 적금 금리보다도 낮아지는 특이현상이 나타났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들어 줄곧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2월 4.02~4.06%에서 지난달 3.62~3.96%로 많게는 0.5%포인트까지 내렸다.
이외 다른 은행들이 지난달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 중반인 경우가 많았다. 씨티은행은 3.51%, 기업은행은 3.57%로 3% 중반 금리를 나타냈다.주택담보대출금리 하향세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리고 가산금리마저 낮아진데 뒤따른 결과로 보인다.4대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우리·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2월 1~1.09%포인트에서 지난달 0.9~1.07%포인트로 낮췄다. 신한은행만 1.03%포인트에서 1.11%포인트로 높였다.
은행측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대출자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다 금융소비자 권익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은행별 가산금리를 비교 공시해 마음대로 가산금리를 올릴 형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다보니 은행 여·수신 금리가 역전되는 특이 현상이 나타났다. 은행은 통상적으로 수신 금리보다 여신 금리를 높게 매겨 이자이익을 챙기는데 적금 금리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신용등급이 좋은 1~3등급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이 은행의 ‘e-파워자유적금’ 3년 만기 금리인 3.5%보다 낮다. 광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51%로 이 은행의 ‘사이버우대적금’ 3년 만기 금리(3.5%)와 비슷하다.일각에서는 금리의 하락세가 이제 곧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금리 상승기에 들어설 수 있으며 시장금리는 이를 미리 반영해 상승 추세라는 것이다.변동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고정금리 방식으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고정금리 대출은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은행들에 2016년까지 30%로 비중을 높이라는 목표치까지 제시하면서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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