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영지 기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최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절상률이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말 이후 지난 23일까지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6.4% 절상됐다. 서구 선진국 통화들의 절상 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운드화가 4.9% 절상됐고 유로화가 3.5%, 호주 달러화가 1.7% 절상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 싱가포르, 중국의 통화 가치가 올랐다.반면 신흥국 통화가치는 큰 폭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루피화는 각각 13.3%, 4.8% 절하됐는데 최근 외환위기에 따른 위험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엔화도 약세를 이어오더니 0.2% 절하됐다.주요 통화 가운데 원화가 유일하게 7∼9월 세 달 연속으로 절상됐다. 원화는 7월 1.6%, 8월 1.2% 절상된 데 이어 9월에도 3%대 절상률을 보였다.반면 지난달 인도네시아, 인도, 멕시코, 브라질, 태국 등 주요 신흥국 통화 절상률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8개월 만에 최저치인 1073.8원에 거래를 마쳐 1050원선 붕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정부는 국내 주요 수출입업체들과 만나 외환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하는 등 환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향후 대규모 이탈시 증시에 충격이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