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미국 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의 위축이 지속돼 미국 경기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지출로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세에 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민간소비 부진으로 미국경제가 U자형으로 회복하거나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9일 ‘미국의 개인소비 위축에 따른 경제회복 지연 가능성 점검’보고서를 내고, 가계 부의 감소, 소비자신용 위축, 은행의 대출기준 강화, 고용시장 불안 및 임금 감소 등으로 ‘09년 하반기 개인소비의 위축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유가 상승, 모기지금리 및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도 개인소비의 회복에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금융위기로 크게 위축된 이후 최근까지도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소비는 지난해 하반기에 198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세금환급에 따라 소비심리가 개선돼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살아나며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으나, 2분기 다시 1.0% 감소했다. 7월 이후에는 세금환급 효과 소멸로 소매판매 또한 회복세가 주춤해졌다. 연구소는 미 개인소비 위축의 원인으로 ▲부동산, 주식시장 버블 붕괴로 인한 개인의 부 급감 ▲고용사정 악화 및 개인소득 감소 ▲금융기관 대출조건 강화 ▲저축률 증가 등을 꼽았다. 부동산 및 주식가격 하락으로 미 개인의 순자산은 ‘09년 1분기 말 ’07년 말의 고점대비 19.5% 하락했으며, 실업률은 8월 9.7%까지 급등했다. 경기부양 효과로 회복되는 듯 하던 개인소득은 최근 다시 감소했으며, 금융기관들의 대출기준 강화 및 가계부문의 디레버리징(채무 축소) 진행으로 소비자신용 규모도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미 개인소비의 회복 조짐은 아직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가계의 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가격이 당분간 바닥권에 머문 후 매우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최근 고용지표 및 개인소득의 일시적 개선은 정부부문의 고용 확대 및 경기부양책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에 따른 것으로 정책효과 소멸시 다시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산은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경제는 개인소비가 지탱해왔다”며 “소비부진으로 미국의 경제회복 지연은 물론, 대미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회복도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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