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태혁 기자]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경복궁옆 7성급 한옥호텔’ 건립 사업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1일 서울시에 따르면 관련 부서에서 내부 검토 결과 “종로구 송현동 일대 부지는 도심 명소와 연계되는 상징성을 지닌 북촌의 거점공간으로 공익적 활용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이는 정부가 지난달 25일 ‘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통해 “학습환경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유해성이 없는 관광호텔이 원활하게 건립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정부와 서울시 간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서울시는 내부 검토에서 송현동 부지문제와 관련해 시가 부지를 사들이는 것이 최선책이지만, 시 재정과 투자 여건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워 정부가 매입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게 차선책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송현동 부지 문제는 서울시가 ‘북촌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해당 부지에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는 없다.서울시는 앞으로 관련법 개정이나 해당 교육청의 재심사를 거쳐 대한항공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청하더라도 주민 의견청취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모두 거쳐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대한항공의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을 불허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대한항공은 구(舊)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였던 송현동 일대 3만7천141.6㎡ 부지를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천900억원에 매입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해왔다.대한항공은 2010년 3월 종로구에 관광호텔 건립 사업계획을 신청했으나 중부교육청은 근처 덕성여중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불허한 바 있다. 이어 대한항공 측은 종로구청장 면담 후 중부교육청을 상대로 2년에 걸쳐 행정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이에 종로구도 송현동 부지에 공원, 문화공간, 지하주차장 등을 건립하는 사업계획을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시급한 시설들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여왔다.서울시는 교육부가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의 관광호텔 사업에 대해 사업자에 설명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비치는데 대해서도 “사업자의 적극적 해명 등으로 호텔 건립계획 승인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