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 정상화로 생산화 증대 기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조직 개편·임원 승진 통해 ‘반도체 겨울’ 대비
미국의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1년 유예는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아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중국 당국이 기나긴 코로나19 봉쇄에서 ‘위드코로나’ 기조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의 반도체 생산 및 수출에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도 최근 해외 무역 박람회에 나서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 재개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한국 수출을 견인해 온 반도체부터 크게 하락한 대중국 수출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내수 시장이 회복돼 가전과 모바일 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공장과 기업이 정상화되면서 기업용 서버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기조 속 막대한 방역 비용을 지출하며 공장 가동률을 유지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한숨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양 사는 위드코로나로 중국 공장을 더욱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전체 낸드의 40%를,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다롄에서 D램의 50%, 낸드의 30%를 각각 생산한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은 그간 봉쇄로 축소 운영을 해왔음에도 연간 제품 생산 가치 1000억위안(약 18조9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시안 공장이 정상 운영에 들어가면 제품 생산 가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우시에 D램 공장과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위드코로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찍이 조직 재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겨울’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내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2023년 세계 반도체 매출을 올해보다 3.6% 감소한 5960억달러(약 779조원)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패키지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인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했다. 박철민 메모리사업부 상무가 책임을 맡았다.
이어 삼성내 ‘중국통’인 양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위드코로나로 활력을 되찾아가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나섰다. 양 사장은 이번 사장 승진자 중 유일한 지역관련 업무를 하는 임원으로, 세대교체를 위해 60세 이상 임원은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이른바 ‘60세 룰’도 빗겨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국의 정책 변화를 점검하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했다. 해외영업과 마케팅 부문은 둘로 분리해 전문성을 높였다.
다만 강화된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장비 수입 제재 조치는 풀어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반도체공장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공장 업그레이드에 한정된 것으로, 1년 뒤에도 미국 정부가 국내 기업에 건별 허가 면제 조치를 계속 적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정부는 유예 기간 관련 1년 이후 방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메모리반도체 기업은 선진 장비 도입이 어려워질 경우 공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장비 반입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장비별로 따로 라이센스를 받아야 해 장비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라며 “장비 도입 문제로 우시 공장을 포함해 중국에 있는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길 경우 ‘비상계획’을 가동해야 하는데,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최악의 경우 공장 매각, 장비 매각 및 한국으로 반출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