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주식 낙폭이 커지면서 일부 펀드의 원금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즘같은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는 거치식펀드보다 적립식펀드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지수는 2000~2700선까지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수출 감소로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고사하고 내년 흐름도 올해처럼 지지부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시 부진은 펀드의 원금 손실로 체감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퇴직연금 공시 게시판을 통해 코스피200지수와 연동된 ‘키움SMARTINVESTOR분할매수증권자투자신탁1호’의 신규판매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상품을 보유하고 있거나 입금예정상품(계속성)으로 등록한 계좌는 계속 운용 및 추가 납입이 가능하지만 신규 가입은 할 수 없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018년 9월 이전에 해당 펀드에 가입했다면 원금손실이 발생했을 것이고, 더 이전에 가입했을수록 손실이 크다”며 “코스피 부진 여파가 상품 손실로 이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건은 환매 중지와 달리 성과부진으로 인한 일반적인 상품 조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시 급락 여파가 투자자들에 미치면서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2023년 펀드시장 전망’을 통해 채권형 주식 등 상대적 안전 상품에 적립식펀드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적립식 펀드는 계약기간 동안 금액 제한 없이 수시로 저축하는 상품이다. 통상 매월 일정금액을 납입해 정액 분할 투자한다. 적립식 펀드는 매입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주가에 따라 변동하는 기준가격이 높을 때는 수익증권을 조금 사고, 기준가격이 낮을 땐 더 많이 사면된다. 1좌당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어 주가가 급변할 때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적립식 펀드는 저축금을 일시에 납입해 예치하는 거치식 펀드보다 원금 회복 시점도 빠르다. 낮은 가격에 수익증권을 사두면 증시가 회복기로 진입할 경우 손실폭을 빠르게 줄일 수 있다.
보고서를 집필한 송태헌 상품전략센터 수석부장은 내년에 경기 둔화 및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안정적인 적립식 펀드 투자를 당부했다. 송 부장은 “경기 저점보다 주가 저점이 선행하지만, 그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타이밍을 판단해야 하는 거치식 투자보다 적립식 투자로 평균 매입가격을 관리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