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 운집 “정부 수정헌법 위반”…스노든에 ‘응원편지’
[매일일보] “미국 정부는 ‘빅 브라더’ 흉내를 그만 내세요. 조지 오웰의 ‘1984년’은 소설작품이지, 지침서가 아니잖아요”(마이크 이월·필리델피아),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무슨 상관입니까. 이것은 정치이슈가 아니라 헌법이슈입니다”(일라이 스팀슨·뉴욕)26일(현지시각) 오후 1시께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심장부인 내셔널 몰. “미국 정부는 스파이행위를 당장 그만두라”는 문구의 셔츠와 피켓을 든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바로 전 유니언 스테이션 역에서 집회를 끝내고 이동한 시민단체연합 ‘우리를(또는 ’미국은‘의 중의적 표현) 그만 감시하라’(StopWatching.US) 소속 회원들이었다.전직 미국 정보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 도·감청 의혹을 폭로함에 따라 미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를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가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다.특히 NSA가 세계 주요 35개 정상급 인사들을 감청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불거진 가운데 열린 탓에 이번 행사에 쏠리는 내외신의 관심은 매우 컸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들의 방송기자들이 대거 장사진을 치며 취재경쟁을 벌이는 모습이었다.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100여개의 시민·인권단체 회원들이 주축이었으나 대학생들과 샐러리맨, 성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워싱턴에 관광하러온 여행객 일부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뉴욕에서 공대를 다니는 20대의 일라이 스팀슨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헌법을 읽어보면 이 정부가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지르는지 금방 알게 된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4조(프라이버시 보호)를 정면으로 위한 위헌적 행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이 가장 중요한 존재가치인 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필라델피아에서 ‘에너지 정의연대’를 이끄는 마이크 이월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과 너무나 닮은 꼴”이라며 “당장 NSA 기밀수집 행위에 대한 전면조사와 청문회를 벌여 스파이 행위를 한 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흥분했다.이날 행사는 오후 1시를 약간 넘겨 자유언론협회 크레이그 아론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고 이어 러시아에 망명 중인 스노든이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스노든은 “오늘 미국을 통하는 전화는 NSA의 기록에 남는다. 미국을 통하는 모든 인터넷 활동도 NSA의 손을 거친다. 의회 대표들은 이를 감시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는 틀렸다”며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