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재부 '2023년 4월 최근 경제동향' 발표
"제조업·수출 부진…물가 둔화·내수는 회복 양상"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부가 3개월 연속으로 우리나라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내수는 대면 활동을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개월 연속 '경기둔화'를 명시했지만, 이번에는 제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서 향후 경기 회복 성패가 반도체 등 제조업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대면활동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하고 있으나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우리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석 달째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이르는 과정을 '제조업 중심'이라고 적시한 점이 이전과 달라졌다.
기재부는 "반도체의 굉장히 큰 부진이 전체 우리나라 광공업생산 자체의 숫자를 끌어내리고 있고, 이게 또 우리나라 수출에도 굉장히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경기둔화를 견인했다.
3월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35% 대폭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한 55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5대 수출항목 중 디스플레이(-42%), 무선통신(-42%), 컴퓨터(-58%), 바이오헬스(-36%) 등도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이 64% 증가했으나, 감소 폭을 반전하진 못했다.
수요 수출국 중에는 중국이 33%, 아세안이 12% 줄어들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3억 달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2% 감소한 수준이다.
3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했지만,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1월 5.2%, 2월 4.8%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석유류·농산물 제외)는 제자리를 걸었다.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4.0% 올랐고, 3월에도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내수 부문은 대면 활동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였다. 2월 전산업생산은 작년보다 2.9%,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특히 일상 회복에 힘입어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보다 7.2%, 전월보다 0.7% 증가했다.
기재부는 "반도체가 현재로서는 수출과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라며 "반도체 단가가 회복이 되면 그것이 반도체 수출의 전환점으로 이어지고, 조금씩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과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